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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축구의 이란, 아르헨티나전 만큼은 최고였다.

Review./Sports.

by 멀티라이프 2014. 6. 2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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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22일 새벽 1시 거실에 편안하게 앉아서 아르헨티나와 이란의 월드컵 F조 예선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 경기 관람을 선택한 것은 메시의 모습을 보기위한 것도 있었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이란의 수비축구를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경기를 보면 볼수록 뭔가 이상한 짜릿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서 손에는 땀도 살짝 나기 시작했다. 이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그 느낌을 남겨본다.

 

1. 이란의 현실적인 선택

 

 이란은 나이지리아전도 그렇고 아르헨티전도 그렇고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선택했다. 주변에선 재미없는 경기를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아마도 이란 입장에서는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월드컵에서 과정은 그 순간만 이야기 되지만 결과는 오랜시간 남게된다. 그래서 이란은 그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선택했을 것이고,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아르헨티전에서도 91분간 성공을 했지만, 마지막 리오넬 메시의 한방을 막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2. 많은 준비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

 

 이란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보면서 이란이 참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하게 10명이 모두 수비를 한다고 해서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란은 아르헨티나의 이과인과 아구에로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마크했고, 메시에게 슈팅을 허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드리볼을 협력수비를 통해 차단했다. 아마도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메시, 이과인, 아구에로의 움직임을 상당히 많이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수비가 가능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이란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이란하면 보통 침대축구를 떠올리고, 지금까지 항상 비신사적인 침대축구를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침대축구라고 할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고, 이란 선수둘의 지치지 않는 체력이 눈에 띄었다. 이란 선수들은 공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밀리는 가운데에도 90분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전체 이동거리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들보다 10%정도를 더 뛰어다녀, 필드 플레이어가 1명더 있는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란이 아무리 체력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해도, 이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번 해보겠다는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3. 하지지 골키퍼의 맹 활약

 

 이란의 골키퍼는 월드컵 예선때도 그랬고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고민스러운 자리였다. 그런데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예선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하지지 골키퍼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는 여러차례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며 필드플레이어 들에게 힘을 보태주었다. 비록 마지막 순간 메시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그것은 누가와도 막지못할 멋진 골이었다.

 

4. 예상외로 날카로운 이란의 공격

 

 이란이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선택하긴 했지만, 이란의 공격을 예사외로 굉장히 날카로웠다. 3명에서 펼치는 역습은 물론이고 세트플레이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몇 차례 보여주었고, 아르헨티나 로메로 선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물론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하는 가운데 제한된 숫자로 하는 공격중에는 최고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보스니아 전에서도 아르헨티나전에서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다.

 

 

5. 메시는 메시였다.

 

 축구를 이야기 할 때 '컨디션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리고 메시가 이말이 왜 생겨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경기에서 메시의 움직임은 절대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본인의 다른 경기와 비교하면 그리 좋은 편이아니었다.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긴 했지만 조금씩 빗나갔고, 후반전에는 이란의 집단마크 때문인지 그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메시는 마지막 순간 멋진 한방으로 91분간 이어져온 경기장의 긴장감을 무너뜨렸다. 그 순간 필자는 손에 땀이나도록 긴장된 상태가 풀리면서 우리가 메시를 왜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부르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끝으로...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경기를 보면서 이토록 긴장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어쩌면 약자라고 생각했던 이란이 의외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자 나도 모르게 끝가지 아르헨티나를 묶었으면 하는 바람을 마음속으로 가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 이란이 받아왔던 질타는 이번 경기를 보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란 선수들은 비록 0:1 패배를 기록했지만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다른 국가의 사람듦에게는 월드컵이 끝나면 잊혀지겠지만 자국민들에게는 오랜시간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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