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카메라를 손에잡은것도 7년이 흘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SLR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한지 7년이 흘렀고, DSLR을 손 대기 시작한 것은 9개월 정도 된듯 합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캐논 500D를 산 것이 2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긴 합니다. 그 앞의 7개월여는 누나의 400D를 잠깐 잠깐 사용하곤 했었습니다.
기억을 거슬러 7년전으로 가보면 SLR카메라와 50mm 1.8(일명 점팔이)렌즈를 사면서 카메라와 저와의 인연이 시작된듯 합니다. 처음엔 좋은 카메라와 좋은렌즈만 있으면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이 막 찍히는줄 알았죠. 주말이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싼 슬라이드 필름을 마구 쓰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 않더군요. '네! 맞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진초보에게 자연은 멋진 사진을 줄리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전 '내 장비가 안좋은가?' 생각만 하면 매일같이 어떤 렌즈와 어떤 보조장비를 살것인가 고민하였습니다. 그 당시 얼마되지도 않게 받던 돈을 모아서 다양한 장비와 렌즈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7년여전 마구 질렀던 것들은?
캐논 24-70 2.8L
캐논 70-200 2.8L
550 EX 스트로브
고급 삼각대, 무선 릴리즈 등등...
아마도 저 렌즈 2개만 해도 학생인 저에게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 렌즈 살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어렵사리 구입한 장비들을 가방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로 다녔죠. 그러면서 시간이 조금씩 흘러 제 사진이 그냥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이 되어가더군요.(뭐~ 역시나 멋지거나 좋은 사진은 나오지 않아요. ㅠㅠ 말그대로 볼만한 수준이지요.) 그때 까지만 해도 그것이 역시 좋은 장비 덕북인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피식 웃음이 나는 어리석은 생각이었지요. 그러던 중 제게 조금 충격적인 일이 생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카메라 가방을 통째로 도둑 맞았지요. 그 당시 저 한 1주일을 멍하게 지낸 기억이 나네요. 이돈 저돈 아껴가며 모아서 산 내 전재산이 다 날라간 느낌이있죠. 그러나 사진에 대한 열정(?)은 포기할 수 없었기에 EOS-30바디와 시그마 24-70 2.8렌즈를 사서 이걸로 버티자 마음먹었습니다. 전 그때서야 느꼈습니다. 아, 사진은 장비가 다가 아니구나 바디 하나에 캐논 정품도 아닌 시그마 렌즈 하나였지만 개인적으로 그럭저럭 볼만한 사진이 나오더군요.
'그럭저럭 볼만한 사진찍기, 비싼 렌즈가 필요없다' 이야기 하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렌즈를 기준으로 그럭저럭 볼만한 사진을 찍는데 헝그리렌즈(?)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할려고 합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렌즈는 캐논의 18-55 와 55-250 입니다. 아마도 다들 아실만한 렌즈 입니다. 18-55 는 요즘 캐논 DSLR의 번들렌즈로 따로 사도 10만원이 하지 않는 렌즈이고 55-250렌즈는 다양한 화각은 물론 망원까지 커버하는 30만원대의 저렴한 렌즈 입니다. 렌즈 밝기가 다소 어두워서 망설이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렌즈의 밝기는 다른 설정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하니 크게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한간에는 이 렌즈가 싸면서도 좋은 성능을 발휘 한다고 하여 헝그리렌즈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럼 두 렌즈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캐논 EF-S 18-55mm F 3.5-5.6 II USM
이 렌즈는 우선 광각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넓은 화각으로 풍경에 특화된 렌즈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인물 사진도 무리 없습니다. 망원에 대한 욕심이 없는 분이라면 DSLR바디에 이 렌즈 하나면 원하는 사진은 대부분 찍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7월 유럽을 다녀올때 이 렌즈 하나로 잘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작품사진같은 사진이 나오는건 아니지만 볼만한 사진은 나옵니다.(제 해외여행 카테고리에서 사진을 확인하셔도 됩니다.) 아래 사진은 18mm에서 찍은 사진 입니다. 24-70에서도 나올 수 없는 18-55만의 장점 광각 입니다.
EF 55-250mm F4~5.6 IS
사실 이 렌즈 사기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밝기도 밝기지만 너무 저렴해서 성능에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렌즈를 사용해보니 캐논 렌즈 중 가격대 성능비 최고의 렌즈는 이렌즈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 들었습니다. 가벼운 인물사진은 물론 망원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고, 접사렌즈 부럽지 않은 근접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근접촬영 하는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망원으로 땡겨서 촬영을 하는 것이지요. 접사 찍는다고 쪼그리고 앉고 하는것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편하게 서서 느긋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망원을 이용해서 편안하게 서서 접사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개구리의 생동감 있는 모습까지 잘 나타나지 않았나요?
적당한 망원을 이용해서 아웃포커싱한 사진입니다. 인물사진에도 무리가 없지요.
250mm상태에서 아주 멀리 차밭 건너에 있는 모습을 찍었어요. 망원의 위력을 발휘하는순간이었지요.
허접한 사진 몇장과 제 경험으로 바탕으로 몇마디 해보았습니다. 저도 사진을 잘 찍는건 아니지만 역시 볼만한 사진을 찍는데 비싼 렌즈가 필요하지는 않더라구요. 저렴한 헝그리 렌즈로 멋진 작품 사진에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