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이사인게임 경기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누구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박태환의 마지막 경기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경쟁상대인 중국의 쑨양이나 일본의 하기노가 엄청난 후원속에 최고의 환경에서 훈련해온 것과 달리 훈련비 지원조차 없어서 자비를 털어서 전지훈련을 떠나야 했던 박태환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자유형 1,500m 경기가 끝나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아쉽게 4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끝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준 박태환이 경기를 마치고 들어가려는 순간 방송에서 인터뷰를 시도했다. 내용인즉은 혼계영 400m 경기를 해야하니 짧게 인터뷰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과연 이게 우리나라 방송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수영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1,500m 경기를 하고 불과 30분뒤에 혼계영 마지막 주자로 100m를 전력질주해야하는 선수를 그 중간에 꼭 인터뷰 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리포터인지 아나운서인지 모르겠지만 인터뷰를 하는 사람도 분명히 금방 또 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미안하지도 않은지 조금있다 혼계영 경기가 있으나 인터뷰를 짧게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더해서 박태환 선수가 첫번째 질문 마지막에 잠시 후 혼계영 경기가 있다고 이야기 했음에도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방송을 하는것도 좋고 인터뷰를 하는 것도 좋다. 방송을 보고 있는 국민들 모두 박태환의 경기 후 인터뷰를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30분 뒤 경기를 연속해서 해야하는 선수를 잠깐이라도 붙잡아서 인터뷰 한것은 분명히 짚고 넘아가야할 일이다.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하는 중국과 일본과 달리 주최국의 방송까지 선수를 도와주지 않는 모습은 안타깝게 그지없다. 끝으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20번째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낸 박태환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