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사계절 언제나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하지만 모든 장소가 다 사람들로 가득차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한적한 좋은 장소들이 여기저기 다수 존재한다. 얼마전에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굉장히 아름답고 멋진 해변임에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장소를 여유롭게 거닐어보았다. 내가 2시간여를 유유자적 걸었던 장소는 바로 성산일출봉 근처의 광치기해변으로 이 근처를 찾았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기는 했을지 몰라도 제대로 구경한 사람은 거의 없는 곳이다. 내가 이곳을 찾은 날이 제주도를 오고가는 모든 비행기편이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4월임을 감안해보면 해변에서 여행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조금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올레 2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한 광치기해변을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은 아마도 왼쪽에는 성산일출봉이 있고 오른쪽에는 섭지코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날도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여행객들이 있었다.
광치기해변의 한쪽에는 올레 2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간세 표지판이 서 있었다.
4월의 제주도는 정말 아름답다. 지천에 핀 꽃과 함께 풍경을 담으면 누구나 멋진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봄꽃은 언제봐도 참 기분이 좋아진다.
광치기해변이 가진 매력 중 하나는 성산일출봉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성산일출봉을 이 글에 올려진 사진처럼 우측면에서 제대로 바라본 여행객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광치기해변이 가진 아름다움에 성산일출봉이 더해져서 꽤나 보기좋은 풍경이 만들어진다.
광치기해변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해안을 따라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으면서 그 앞에는 신기한 모양의 바위가 멋드러지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소 밋밋하게 느낄 수 있는 해변을 색다르게 만들어준다.
광치기해변은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인물사진을 찍기에도 굉장히 좋은 장소다. 꼭 사진을 찍으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변을 걷다보면 곳곳에 벤치나 자전거 등 사진촬영을 위한(?) 소품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나도 함께 여행간 일행을 모델삼아 여러컷을 찍어보았다.
한쪽에서는 중국에서 온 예비부부가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아마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면서도 사람들은 많이 없다보니 웨딩사진을 찍기에는 최적의 장소일 것이다.
광치기 해변을 계속 걸어서 섭지코지 쪽에 가까워지면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느낌의 푸른 풀밭을 만날 수 있다. 녹색의 풀밭과 푸른 바다가 제법 잘 어울린다.
풀밭을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주변 해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치기해변의 모습은 위ㆍ아래 사진과 같다.
이곳 광치기해변은 너무나 유명한 두 개의 관광지 사이에 끼어 있다는 지리적요인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소이지만 성산일출봉이나 섭지코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해변이다. 특히 물이 빠졌을 때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이끼낀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은 해변을 더욱 멋드러지게 만들어준다. 이제는 성산일출봉이나 섭지코지만 여행하지말고 한 곳을 구경하고 걸어서 다른 한 곳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