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후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은 한 지붕 두가족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사용자가 적은 마이피플이 언제 서비스를 중단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고, 2015년 5월 7일 마이피플 공식 블로그를 5월말 까지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런 수순은 동일 종류의 서비스를 한 회사에서 두 개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예상되었던 일이긴 하지만 마이피플이 주 메신저인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마이피플은 가입자는 2700만명정도 되지만 실 사용인구는 120만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피플의 서비스종료를 앞두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필자가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메신저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매력포인트가 많은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마이피플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이미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에 의해서 점령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제대로된 평가조차 받지 못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피플이 다음이 최근 몇년간 선보였던 서비스중에 가장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에 한번쯤 승부를 해볼만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물론이고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라인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소의 사람들만 사용하는 메신저로 전락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카카톡과 라인에서 만날 수 있었던 캐릭터 스티커는 사실 마이피플이 가장 먼저 도입한 서비스다. 마이피플은 스티커라는 개념을 모바일메신저속에 가장 먼저 가져오면서 다양한 캐릭터 스티커를 의욕적으로 만들어서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카카오톡과 라인이 발빠르게 이를 따라해서 스티커 기능을 추가하면서 독창성이 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마이피플의 스티커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마이피플과 카카오톡을 동시에 사용하는 지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마이피플의 다양한 캐릭터 스티커를 칭찬하곤 한다. 그리고 마이피플은 문자로 채팅을 하지 않아도 스티커가 워낙 다양한 감정과 행동 등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스티커로만 대화도 가능하다. 그래서 마이피플을 꾸준히 사용하는 경우를 보면 부부나 연인사이 또는 가족끼리인 경우가 많다.
마이피플의 스티커 기능이 매력적인 것은 위에서 앞에서 말한것 처럼 대화를 스티커로만 진행할 수 있을정도로 다양하다는 것도 있지만 모든 스티커가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과 단어를 입력했을 때 그 내용을 담고 있는 스티커를 추천해줘서 손쉽게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마이피플을 사용할 때는 어떤 단어일 때 어떤 스티커가 나오는지 몰라서 헷갈리기도 했었지만, 익숙해진 지금은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다. 즉, 마이피플의 스티커 기능은 사용하면 할수록 그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한번 사용해보자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서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강력한 스티커로 대표되는 마이피플은 그 밖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PC버전의 파일전달에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파일을 전달하는데 용량제한이 100MB이지만 마이피플은 4GB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도 쉽게 보낼 수 있다. 그래서 업무용으로 마이피플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는데, 이들에게도 마이피플의 서비스종료는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마이피플은 카카오톡에 보이스톡이 없을 시절에도 데이터를 이용한 음성통화 기능을 제공했으며, 영상통화까지 가능하다.
마이피플은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 장점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다른 서비스들보다 더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했지만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이 마이피플을 통해 시도했던 공격적인 시도가 숲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5월이 지나가면 마이피플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이 그대로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동종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반영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다음카카오가 마이피플을 통해 하고자 했던 것들을 버리고 단지 경비절감과 카카오톡에 대한 집중을 위해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면 카카오톡 역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카카오톡이라는 큰 장벽에 막혀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마이피플의 스티커와 PC버전 에서 4GB까지 허용하는 용량, 가장 먼저 VoIP서비스를 제공했었던 공격적인 시도 등이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카카오톡을 통해서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