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카메라 설정에 프로모드를 탑재했었다. 당시 프로모드는 제한적으로 노출, 초점거리, 화이트밸런스, ISO를 조절할 수 있었다. 이후 LG가 G4에서 렌즈밝기를 제외한 모든 값을 조절할 수 있는 전문가모드를 내놓았고, 삼성도 이번에 갤럭시노트5에서 좀 더 달라진 프로모드를 보여주었다. 갤럭시노트5에 탑재된 프로모드 역시 LG G4의 전문가모드에 상응하는 수준의 설정이 가능한데, 야경사진과 공연사진을 찍으며서 느낀점을 정리해본다. 참고로 갤럭시노트5 후면카메라의 렌즈밝기는 F/1.9로 프로모드에서도 고정이다.
갤럭시노트5의 프로모드가 기존의 프로모드에서 가장 향상된 부분은 바로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메라에서 셔터스피드를 자동으로 찍는 경우와 원하는 속도로 찍는 것이 다양한 사진을 만들어내는데 어마어마하게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그래도 조금 아쉽다면 셔터스피드 장노출의 한계를 10초로 했다는 것이다. 보통 사진을 찍으면서 10초이상 장노출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사진을 가볍게 찍는 스마트폰이라는 특징을 생각해서 제한을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30초 정도까지 가능했더라면 별 사진이나 기타 더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ISO의 경우도 100부터 800까지 세부적인 값 설정이 가능한 것은 좋았지만, 그 폭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든다. 노이즈 억제측면에서 800을 넘어 갔을 때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최근 기술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 밖에 화이트 밸런스는 온도색을 세부적으로 설정하는 기기도 있지만, 단순화해서 5가지로 구분해둔 갤럭시노트5의 선택도 충분히 괜찮다고 본다.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1 (ISO 100, 셔터스피드 1초, 초점 자동)
갤럭시노트5를 스마트폰용 고릴라 삼각대에 결합해서 광교호수공원의 야경을 담았다. 야경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LG G4를 처음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 였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가 점점 사라져간다는 것이었다. 갤럭시노트5의 프로모드 역시 이런 시대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일텐데, 몇 가지 아쉬운점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프로모드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설정값을 바꾸어도 실제 결과물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나올 것인지를 촬영전에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이 불가능했다. 프로모드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진을 찍겠다는 의도를 가진다고 볼 수 있긴 하지만, 넓은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모습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면 조금 당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모드로 사진을 찍을 때는 약간의 연습을 통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뭐~ 조금 숙달된다면 크게 무리없이 갤럭시노트5로 야경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2 (ISO 100, 셔터스피드 2초, 초점 자동)
두 번째로 느낀 아쉬움은 초점거리 설정에 대한 것이다. 프로모드를 사용하더라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초점걸를 자동으로 두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런데 야경사진을 찍다보면 초점거리를 수동으로 해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야경사진에서도 한쪽만 선명하고 다른 부분은 흐릿하게 나오는 사진을 원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전체가 쩅~한 사진을 원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틀려진다. 사람마다 방법이 틀릴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야경사진에서 흐릿한 부분을 없애기 위해서 초점을 무한대로 놓곤한다. 사진의 구도나 피사체의 위치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풍경에서 가까이 있는 피사체외 멀리 있는 피사체의 거리가 상당하다면 무한대 초점이 무난할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노트5의 경우 무한대 초점이 잘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히려 자동으로 놓고 멀리 있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마나 상대적으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3 (ISO 100, 셔터스피드 2초, 초점 자동)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4 (ISO 100, 셔터스피드 2초, 초점 자동)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5 (ISO 800, 셔터스피드 1/15초, 초점 자동)
갤럭시노트5 후면카메라 프로모드는 삼각대가 필요한 경우이외에도 다양한 설정을 통해서 어두운곳에서 그럭저럭 사진촬영이 가능하게 해준다. 위ㆍ아래 사진은 광교호수공원에서 그냥 손으로 들고 ISO를 최대(800)로 높히고, 셔터스피드를 1/15초로 촬영한 것이다. 비온 뒤 물에 비친 불빛이 그럭저럭 표현되었고, 삼각대를 놓고 찍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어두운 부분에서 노이즈가 제법 잘 억제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ISO 설정값이 800이 한계라는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일단 800까지는 노이즈가 상당히 잘 억제된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광교호수공원 #6 (ISO 800, 셔터스피드 1/15초, 초점 자동)
▲ 갤럭시노트5 프로모드로 촬영한 송성가무쇼 #1 (노출 -1스텝)
위 사진은 중국 하이난에서 촬영한 송성가무쇼의 일부다. 공연사진은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셔터스피드 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프로모드에서 다른 값은 자동으로 두고 노출만 -1스텝을 적용 했다. 빛이 조금 번진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이정도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두운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밝은 특정 부분을 담아내기 위해서 가볍게 노출만 조절해서 촬영하면 쉽고 빠르게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진은 좋은 장비 이전에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력이 부족한 필자는 대부분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곤하는데, 갤럭시노트5도 G4처럼 다른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단지 익숙해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고, 뭔가 2% 부족한 설정값의 범위와 초점거리문제, 디스플레이에 결과물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아쉬운 부분은 OS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데, 빠른 시일내게 좀 더 향상된 프로모드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