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오후 3시에 진행된 샤오미의 신제품 발표회를 앞두고 많은 예상이 있었지만 제대로 맞춘 매체나 전문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필자가 아는 범위안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혹시나 새로운 TV와 세그웨이 나인봇 등의 발표 내용을 예상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촉이 좋거나 대단한 상황분석 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만큼 이번 샤오미의 발표는 놀라웠고 흥미진진했다. 특히 발표전 카메라와 면도기를 예상하게 만드는 티저를 공개하면서 사람들이 다른 것을 예상하게 만든 샤오미의 전략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 듯 하다.
샤오미는 이번에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TV를 100만원도 안되는 88만원이라는 가격에 내놓았다. 올레드나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그 성능이 보증되는 LG디스플레이를 사용한 60인치 UHD TV가 88만원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샤오미가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많이 선보여왔지만 이번만큼 강렬함을 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미패드가 출시되었을 때 중국 현지에서 28만원에 구매해 사용하면서 이건 정말 미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서 샤오미의 최고 가성비 제품은 미패드를 생각을 지금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MiTV3(이하 미TV3로 지칭)를 직접 보고 사용해보지 못해서 검증해보지는 못했지만, 발표된 내용만 봐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샤오미의 이번 신제품 발표회에서 미TV3와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세그웨이 나인봇 9호이다. 이 제품의 경우 뭔가 새로운 것이 있어서 주목을 받았다기 보다는 혁신적인 가격으로 많은 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샤오미가 이번에 출시한 형태의 나인봇은 시중에서 수 백만원에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간단한 형태로 만들어진 녀석들 중 저렴한 녀석도 100만원 내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샤오미가 공개한 세그웨이 나인봇 9호의 가격은 35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 이 녀석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다고 해도 굉장히 많은 숫자가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로 반입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나인봇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로 해두고 미Tv3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자.
이번에 발표된 미TV3를 보면서 샤오미가 스마트TV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까지 스마트TV는 TV라는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넣어왔는데, 미TV3는 CPU나 RAM 등 스마트TV를 가능하게 해주는 메인보드를 사운드바로 옮겼다. 즉, TV는 순수하게 모니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었고, 스마트 기능은 MiTV Main board라 이름붙인 사운드바를 통해서 동작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형태로 동작하는 것이 과거로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맥미니나 최근에 등장한 스틱PC 등도 평범한 TV를 스마트TV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샤오미처럼 스마트TV의 개념에 이와같은 형태를 포함시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이다.
필자가 샤오미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스마트TV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는 제목을 붙인것이 조금은 오버스럽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마트TV에서 메인보드의 역할이 반드시 TV안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앴다는 점과 그 메인보드를 단순하게 밖으로 꺼낸것이 아니라 사운드바에 넣었다는 것에서 충분히 새로운 해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특히 TV만 샀을 때 88만원이고 미TV메인보드와 함께 구매해도 약 106만원 정도인데, 60인치 스마트 UHD TV에 사운드바까지 가지면서 106만원이라는 지출은 굉장히 매력적인 수치다. 게다가 미TV메인보드의 경우 꼭 미TV3에 연결하지 않더라도, 다른 TV나 모니터, 프로젝터 등에 자유롭게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매력이 배가된다. 아래 내용은 미TV메인보드의 스펙으로 참고삼아 올려둔다. 그리고 메인보드에 들어가는 OS는 샤오미의 자랑인 안드로이드 기반의 MIUI이다. 과거에는 MIUI를 안드로이드 OS의 커스텀롬 정도로 분류했지만, 이제는 안드로이드에서 파생된 별종 OS정도로 분류해도 무방할 것 같다.
미TV3와 함께 발표된 미TV메인보드의 경우 단순하게 TV를 보조하기 위해서 탄생한 녀석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사운드바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명 음향 엔지니어가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고, 그동안 샤오미가 피스톤 이어폰이나 미헤드폰 등을 통해서 음향기기에서도 어느정도는 능력을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 밖에 샤오미는 이번에 약 11만원 정도 하는 우퍼 스피커와 모션콘트롤과 음성 명령을 지원하는 만7천원짜리 리모콘도 함께 공개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샤오미가 카메라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고 있지만, 미TV3와 세그웨이 나인봇 9호, 미TV메인보드가 준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이런 아쉬움도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이번에 공개한 제품들은 11월 3일 10시부터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서 판매가 시작되는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국내에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샤오미가 최근 국내 진출을 위해서 다각도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뭐~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제품이라면 배송비 조금 들도 관세 조금 내더라도 해외직구를 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벌써부터 샤오미가 다음 신제품 발표행사에 또 어떻게 우리들을 놀라게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