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언제 가도 가슴 설레게 하는 멋진 풍경들이 있는 곳이다. 무거운 DSLR 대신 가볍게 V20하나 들고 단출하게 떠나보았다.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영상까지 촬영하는 V20은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똑똑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스마트폰 하나 들고 가볍게 떠나는 여행은 이제 트렌드가 되는 것 같다.
▲V20으로 동영상 촬영 중
필자는 사진은 많이 찍어봤지만 소리를 설정하면서 하는 디테일한 영상촬영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다. 화면설정에는 익숙하지만 소리설정은 하지 않고 주로 촬영을 했기에, 전문가모드로 영상과 소리를 설정해서 동영상을 찍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무엇보다도 바람이 센 제주에서 담는 소리란 참으로 어려웠다. 하필 필자가 도착한 날에 제주의 바람은 겨울바람 못지 않게 거칠었기에 V20으로 담는 소리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서 상당히 만족했고, 웬만한 캠코더 못지 않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여행을 하면서 담은 제주의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함께 올려본다.
▲V20으로 음악감상 중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악. 깨끗하고 섬세한 원음의 감동은 제주에서도 계속되었다.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을 탑재한 V20은 잠깐의 기다림도 즐거울 수 있도록 해줬다. 번들로 제공되는 B&O 이어폰은 V20의 단짝으로, 편안한 착용감이 무엇보다도 압권이다. 비행기안에서, 이동 중에 음악을 들을 때도 꼭 필요한 존재였다. 촬영한 동영상, 소리를 확인할 때도 꼭 필요했다.
1. 기차타고 제주의 곶자왈 만나기, 제주에코랜드
▲에코랜드 기차타고 제주도의 곶자왈 여행, V20 일반촬영
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다양한 소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고민하다가 찾은 곳은 제주 에코랜드였다. 필자는 이곳을 여러번 왔지만 계절마다 풍기는 느낌은 사뭇 달랐기에 주저없이 이곳으로 떠났다. 에코랜드는 교래 곶자왈에 위치해있는데, 곶자왈은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신비의 숲이다. 곶자왈이라는 단어는 제주도 방언으로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숲이다. 30만평 곶자왈 원시림을 기차로 손쉽게 볼 수 있어서 이른아침부터 이곳 에코랜드는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이곳 에코랜드의 기차는 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윈 기종을 모델로 해서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된 링컨기차로 기차를 타는 느낌도 색다르다. 에코랜드에는 메인역과 에코브리지역, 레이크사이드역, 피크닉가든역, 라벤더,그린티&로즈가든역으로 되어있는데 기차는 각 역마다 정차를 하고, 역에 도착하면 내려서 숲길, 호반길 등을 걷다가 기차역으로 와서 다음에 오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V20 전문가모드 영상촬영, 제주도 에코랜드
V20의 영상촬영 모드의 진가는 에코랜드에서 기차를 타면서 드러났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 흔들림없는 안정적으로 담긴 영상, 기차 소리와 안내방송, 바람소리까지 또렷하게 담아냈다. 이국적인 제주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영상으로 담겼다. 촬영 후에 지인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줬는데 다들 다큐멘터리를 찍고 왔냐면서 영상에 놀랐다. 사진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영상으로 담아보니 제주도의 풍경은 훨씬 그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에코랜드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번영로 1278-169
- 전화번호 : 064-802-8020
- 이용시간 : 하절기-08:30~18:00 / 동절기-08:40~17:00
- 이용요금 : 성인-12,000원/ 청소년-10,000원 / 어린이-8,000원
2. 우도가 바로 앞! 은은한 에메랄드빛 바다, 종달해안가
▲종달항에서 바라본 지미봉, V20 일반촬영
많이 알려진 성산과 달리, 성산 옆에 붙어있지만 조용한 해안가 종달리는 드라이브로도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종달항에서는 우도로 가는 배도 운행하는데, 비수기와 성수기의 배 시간이 다르기에 시간대 확인은 필수다. 번잡한 성산항보다 한적한 종달항에서 우도로 간다면 훨씬 편할 수 있다. 물론 종달항에서 우도가 훨씬 가깝지만서도, 성산항이 더 유명하기에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사람들로 바다는 북적이겠지만, 유달리 추운 가을 날씨덕분에 종달리 바다는 정말 한적했다. 고운 모래와 푸른 물빛이 가득한 바다의 주인공은 갈매기였다.
▲ 제주 종달리 해안, V20 광각 촬영
▲V20 전문가모드 영상촬영, 제주 종달리 해안
전날까지만해도 폭풍우가 몰아칠 듯이 바다는 까맣고, 바람은 거칠었다. 다음날이 되어도 여전히 바람이 거칠고 날씨가 험했는데 유달리 이곳 종달리 해안은 조용했다. 파도도 잔잔했고 물빛도 맑았다. 검은 돌과 푸른 바다의 대비는 선명했고, 갈매기 울음소리까지 들려왔는데, 조용한 바다풍경을 V20으로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종달항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484-10
- 전화번호 : 064-782-7719
3. 거센 바람과 억새가 공존하는 곳, 용눈이오름
▲용눈이오름, V20 광각촬영
고 김영갑작가가 가장 사랑했다는 오름인 용눈이오름. 어름의 형세가 누워있는 용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주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은 꼭 찾기 마련이다. 완만한 경사로 되어있어서 누구든 부담없이 오를 수 있고, 오름에 오르면 수려한 주변 경치를 볼 수 있기에 인기가 많다. 특히 이곳 용눈이오름의 억새도 상당히 아름다워서 가을에 꼭 찾아야할 오름 중 한 곳이라 말하기도 한다.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V20 광각촬영
은빛억새가 물결치는 용눈이 오름에서는 주변 오름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맑은 날씨였으면 좋겠지만 두껍고 무거운 구름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거센 바람때문에 몸이 휘청일 정도였는데, 날씨와는 상관없이 오름을 오르는 관광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V20 전문가모드 영상촬영, 용눈이오름
제주도 바람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V20으로 담아보았다. 살갗을 차갑게 때리는 것 같은 제주바람에 당황하는 관광객들을 비롯해서 제주의 바람마저 감싸안은 용눈이 오름의 모습은 위의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용눈이오름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38번지
4.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1100고지 습지
▲1100고지 습지, V20 광각 촬영
제주도에서 위험한 도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국도로 꼽히는 곳이 1100도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도로가 한라산 1100고지를 지난다해서 도로 이름도 1100도로인데, 1100고지 휴게소 맞은 편에는 습지가 자리해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습지인데, 한라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6km 떨어진 한라산 산록에 발달한 산록습지다.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이 서식하고, 독특한 지형에 발달한 고산습지로 가치가 인정되어 람사르습지에 등록되기도 했다.
▲V20으로 고음질 녹음 중
▲ V20으로 녹음한 1100고지 습지, 자연의 소리
아직 9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라 1100고지를 찾은 이들은 거의 없었다. 날씨는 가을이지만 1100고지의 날씨는 말 그대로 겨울이었다. 해안가는 단풍이 아직인데, 1100고지는 노랗고 붉게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바람이 나뭇잎을 간지럽히는 소리, 새소리가 귓가에 들렸고 제주도 산바람과 산새소리를 담기 위해 V20의 고음질녹음을 작동시켰다. 1100고지의 자연이 고스란히 V20에 담겼고, 제주도가 그리워지면 언제든 이 소리를 들으며 제주도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00고지 습지, V20 일반촬영
▲ V20 전문가모드 영상촬영, 1100고지 습지
1100고지 습지는 나무데크로 산책로가 잘 꾸며져있다. 나무 데크를 걸으면서 고산지대 습지를 관찰하고 한라산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걸으면서 영상을 촬영해보았고, 영상에서도 새소리, 바람소리가 그대로 담겨있다.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영상만으로도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1100고지 습지의 풍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100고지 습지(천백고지 휴게소)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산1-1
- 입장료 : 무료
5. 뚜렷한 화석층을 볼 수 있는 수월봉
▲수월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V20 광각 촬영
제주의 서쪽 끝에 위치한 한경면 고산리에는 넓은 들이 펼쳐지고, 그 끝에 작은 봉우리를 볼 수 있다. 그곳이 수월봉인데 고산기상대도 이곳에 위치해있다. 기상대보다도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해안절벽때문이다. 수월봉 전망대에 서면 차귀도가 내려다보이고, 탁트인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더없이 아름답다.
▲수월봉 해안가, V20 광각 촬영
수월봉 전망대에서 내려가 해안가로 걸어가본다. 마치 외국에 온 것같은 기분이 드는 이 해안길은 '엉앙길'이라는 이름이 있다. 엉앙길은 벼랑, 절벽 등을 뜻하는 제주의 '엉'과 아래쪽을 이르는 '알'이 합쳐진 말로 벼랑아래 있는 길을 말한다. 파란 하늘까지 더해져 자연의 웅장함은 어마어마했다. 이곳 수월봉의 학술적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이 화산쇄설암층은 세계적으로도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해안절벽을 따라 연속적으로 화산쇄설암층이 노출되어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잘 화쇄난류층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이때문에 외국의 여러 지질학 및 화산학 서적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2009년에 천연기념물 제513호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수월봉에 일본군이 만든 갱도진지, V20 광각 촬영
화산학 교과서라는 별명이 붙은 수월봉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질명소이지만서도 가슴 아픈 역사도 안고 있다. 일본의 흔적도 수월봉 해안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수월봉뿐만 아니라 제주도전역에 수많은 군사시설을 만들었다. 특히 수월봉 해안에는 미군이 고산지역으로 진입할 경우 갱도에서 바다로 직접 발진해 전함을 공격하는 일본군 자살특공용 보트와 탄약이 보관되는 장소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화산이 만들어낸 지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화산섬 제주의 경이로움, 신비까지 느낄 수 있는 수월봉은 꼭 가봐야 할 장소다.
수월봉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