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한방을 날린 LG페이, 삼성페이 시장선점과 G6판매량이 문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고 송금을 하는 등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더 이상의 희귀한 일이 아니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결제시장에 드디어 LG전자가 공식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LG페이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많았다. 2015년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LG페이에 대한 소문은 V10 서울 공개행사에서 한 참석자의 질문에 LG전자측에서 2015년 말 정도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이 나오면서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화이트카드 방식으로 나올 것이라는 국내외 IT매체들의 보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15년이 가고 2016년이 가도록 LG페이 공개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LG전자가 LG페이를 포기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이번에 꽤나 괜찮은 한방을 날렸다.(사실 서비스 출시시기가 늦어도 너무 늦긴했다.) LG전자는 모바일기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시켜 보통의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한 WMC(Wireless Magnetic Communucation) 기술을 가진 다이나믹스사와 전략적인 기술협력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이용해서 LG G6에 LG페이 기능을 전반기가 가기전에 추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미 LG G6에 WMC 기술을 적용한 LG페이 서비스를 위한 하드웨어는 장착해뒀다.
필자가 LG페이를 두고 괜찮은 한방이라고 표현한 것은 WMC방식이 범용성에서 NFC 방식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먼저 애플페이는 NFC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범용성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미국을 위주로 해서 상당히 널리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NFC 기능이 있는 별도의 결제단말기가 설치되야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다음 삼성페이는 NFC에 MST기능을 더했다.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는 WMC와 상당히 비슷한 기능으로 자기장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삼성페이나 LG페이나 기존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일하다. 즉, 삼성페이가 이미 어느 정도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LG전자가 도전을 했다고 보면 된다.
삼성페이도 그렇고 LG페이의 성공의 열쇠는 단말기가 얼마나 보급되느냐에 있다. 아무래도 MST와 WMC모두 단말기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제조사의 단말기로의 확장은 제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은 이미 삼성페이를 사용가능한 단말기를 상당히 많이 보급한 상태다. 반대로 LG는 이제 G6에서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서, LG페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6월까지 G6가 상당량 보급되어야 하는데 판매량을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LG G6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지금까지 LG가 만든 어떤 폰보다 기본에 충실해서 잘 만들어진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4월 이후 갤럭시 S8과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LG전자는 LG페이의 성공을 위해 국내 8개 카드사와 협의를 진행했고. 7개 카드사가 LG페이 서비스 참여를 결정했다. 아마도 보도자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참여를 결정하지 않은 카드사는 삼성카드일 것이다. 그리고 LG전자가 7개 카드사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해도 이미 다양한 은행권과 증권사까지 아우르고 있는 삼성페이와 경쟁이 될지 미지수다. 결론적으로 정리해보면 LG페이가 화이트카드방식이나 NFC방식을 버리고 WMC방식을 적용한 것은 충분히 괜찮은 한방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페이와 비교해서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