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오면서 집에있는 후드라이언 인형을 들고 갔다. 여행을 하면서 뭔가 기존과 다른 사진을 촬영하고 싶었고, 좋은 모델이 되어줄 후드라이언 형제를 캐리어에 탑승시켰다. 필자의 집에는 모든 사이즈의 라이언이 다 있는데, 이번에 들고간 라이언 인형은 가장 작은 사이즈로 푸른 후드티셔츠를 입은 라이언과 카카오컨셉 뮤지엄에서 판매되는 블랙 후드티셔츠를 입은 라이언이다.
여행은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설렌다. 말못하는 후드라이언형제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캐리어에 필요한 짐을 넣고,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서 후드라이언형제의 자리를 잡아준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이어서 바로 호텔로가서 짐을풀고 답답했을 라이언형제를 꺼내서 침대위에 눕혀준다. 마침 침대위에 일본식 가운이 있었는데, 라이언형제에게는 좋은 베개가 되어주었다.
본격적인 여행첫날은 후쿠오카 여행 2일차에 첨으로 간 곳은 호텔 근처에 있는 오호리공원 스타벅스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는데, 따뜻한 커피와 함께 서 있는 라이언형제도 왠지 편안하게 보인다.
다행스럽게 비가 그치고 다음으로 찾아간곳은 캐널시티의 라멘스타디움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라멘을 만날 수 있어서 원하는 종류를 골라서 먹을 수 있는데, 필자도 아내와 함께 라멘을 맛있게 먹었다. 너무 배가고파서 그랬는지, 라멘을 다 먹고나서야 라이언형제가 생각났다. 이미 국물만 남은 라멘을 바라보고 있는 라이언형제의 원망이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다.
라멘을 먹지못한 라이언형제를 달래주기 위해서 찾아간 곳은 역시나 같은 캐널시티의 무민카페다. 무민카페에서 애니메이션속 주인공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무민 캐릭터가 그려진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이 되어서 캐널시티 최고의 볼거리인 분수쇼를 보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다. 분수쇼 공연장을 바라보는 라이언형제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필자 또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라이언형제들에게 공연장을 뒤로한 기념사진을 선물했다.
후쿠오카 여행 3일차에는 다자이후와 야나가와를 다녀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묶여있는 관광티켓이 많이 있는데, 필자가 구매한 티켓은 급행 열차로 다자이후와 야나가와를 다녀올 수 있고, 야나가와 뱃놀이까지 가능한 것이다. 라이언형제도 다자이후와 야냐가와를 갈 생각에 설렌표정을 짓는것 같다. 그런데 열차를 타기전 도토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는 표정이다.
필자만큼이나 라이언형제도 스타벅스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자이후에 가서 특이한 컨셉을 가진 스타벅스 내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하나 찍었다.
다지이후에서 야나가와까지 바로 가로 열차가 없어서 중간에 한번 환승을 해야하는데, 열차가 언제들어오나 기다리는 라이언 형제를 바라보고 있으니 기다림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야나가와 뱃놀이는 정말 기대이상의 멋진 시간이었다. 아마도 함께 뱃놀이를 즐긴 라이언형제도 같은 생각이지 않았을까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 뱃놀이를 즐기는 라이언형제의 표정을 보니 정말 행복함이 느껴진다. 뭐~ 아무리봐도 다 똑같은 표정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긴 하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서 달라보이는것 같은 착각에 빠져본다.
야나가와에서 돌아와서 바로 찾아간 곳은 벚꽃이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후쿠오카성터였다. 후쿠오카성터에는 이전에 온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져있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라이언 형제도 멀리서 벚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나서 뭔가 생각하더니, 후쿠오카 성터로가서는 벚꽃잎에 흐드러지게 떨어진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그래서 벚꽃잎 위에 행복하게 누워있는 라이어형제를 사진속에 담는다.
▲ 후쿠오카 성터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후드라이언형제
후쿠오카 여행 4일차 행전지는 유후인이다.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후드라이언을 형제도 조금은 지쳐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유후인에 도착해서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산책을 하니, 얼굴색이 좋아진 것 같다.
유후인에 다녀와서 저녁을 먹기위해 간 곳은 특별한 음식점이 아닌 KFC였다. 오랜만에 익숙한 음식을 먹을 생각에 라이언형제도 굉장히 신난것 같다. KFC에서 나와서 후쿠오카 시내에서 제일 큰 스타벅스에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잠깐이지만 일을하는 필자를 응원하면서 지켜보는 라이언형제가 너무 사랑스럽다.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밤을 뒤로하고 가방속에 다시 라이언형제를 눕혔다. 캐리어에 눕히는게 조금 미안해서 충분하게 넓은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이번에 다녀온 4박5일간의 후쿠오카 여행은 후드라이언형제와 함께해서 더욱 재미있었다. 평소와 다른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어떻게 보면 무미건조한 인형이지만 스스로 생명을 불어넣어서 데리고 다니니 필자도 아내도 이상하게 마음에 더욱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후드라이언형제의 여행기를 다시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