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일 오후 1시에 빅스보이스 서비스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갤럭시S8을 공개하면서 핵심포인트로 강조했던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 보이스를 제품 출시와 동시에 서비스하지 못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일단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점은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그런데 서비스를 막상 사용해보면 기다린만큼 큰 실망감이 밀려올지도 모른다.
빅스비 보이스가 내세우는 매력은 2개 이상의 연결된 명령을 해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명령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고, 삼성은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기 위해서 서비스 시작을 5월 1일까지 연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빅스비를 사용해보면 이 정도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서비스 시작을 늦췄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빅스비 보이스의 능력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기 전에 들여다 볼 부분은 빅스비 보이스 사용을 위해 동의해야하는 약관에 있다.
위 사진을 통해서 약관의 내용 중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내용을 보면 본인의 스마트폰에 있는 거의 모든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부 정보는 맞춤형 서비스 선택시 제공되긴 하지만, 빅스비 보이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냥 다 줘야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빅스비 보이스가 사용자의 사용패턴을 학습해서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한데, 이런 개인정보제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스비 보이스는 한국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다양한 앱의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실행가능하다.
처음 빅스비 보이스를 구동시키면 동작가능한 앱 목록을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식으로 명령을 해야하는지 어느저도 수준의 명령이 가능한지 예시를 보여주기도 한다.
빅스비 보이스를 처음 사용해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빅스비를 불러내서 명령하는 방법이 3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 루머에 의하면 빅스비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만 명령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버튼을 사용하지 않고도 빅스비를 불러내서 음성으로 명령이 가능하다. 즉, 빅스비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명령을 하는 방법이 있고, 한번 살짝 눌러서 음성입력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등록해 둔 목소리로 '빅스비'를 부를수도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서 그런지 2개 이상의 다중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패턴에 의한 명령이 아니면 거의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직관적으로 아무말 대잔치를 했을 때 빅스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다음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한다. 이 영상은 빅스비가 수행가능한 명령어체계를 전혀 학습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직관적으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다. 사용자들이 AI 서비스에 명령을 하기 위해서 역으로 뭔가 학습을 해야한다면 빅스비 보이스는 실패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만약에 데이터가 점점 많이 축적되는 앞으로도 특정 패턴을 학습해야 한다면, 빅스비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정해진 답변이나 기능만 수행하는 하나의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뭐~ 삼성에서 내부 직원들을 이용해서 DB를 축적했다고 하지만. 실 사용자들의 사용패턴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제 사용자들의 사용DB가 쌓이고 나서 어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지가 빅스비 보이스의 성공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삼성이 서비스 시작을 연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서비스를 개방해서 일반 사용자들의 사용패턴을 DB로 축적하는 것이 서비스의 질을 높히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린만큼 실망한 빅스비 보이스지만, 개인적으로 딥러닝 기반의 빅스비가 시간이 가면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사용자들의 DB가 충분히 쌓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오늘 한번 사용해보니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할 마음이 거의 사라졌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빅스비 보이스가 학습하는데 도움을 줄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