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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조선시대 잔치풍경

Travel Story./국립중앙박물관

by 멀티라이프 2009. 11.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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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사진기가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 국가와 왕실의 중요한 행사나 백성들의 모습등을 어떻게 남겼을까?에 대한 의문을 풀어줄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 1층에서 열리고 있었다. '조선시대 향연과 의례, 잔치풍경'이라는 주제로 10월10일에 개막된 이 전시는 12월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국가 행사를 기록한 책 의궤를 비롯해서, 행사진행을 위한 계획도인 반차도, 실제 왕실에서 거행된 의식이나 행사의 모습을 기록하여 남긴 궁중기록화 등을 전시해두고 있다. 조선시대 국가행사의 기록인 의궤와 궁중기록화는 단순히 의식의 과정을 알려주는 도구로만 그치지 않고 당시의 의복이나 공예, 음악, 건축, 음식 등 다양한 분야 연구의 기초자료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의 다양한 모습들을 엿볼수가 있는데,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조선시대의 잔치풍경이다. 지금부터 조선시대의 잔치를 머리속으로 한번 상상해보자. 어떤 옷을 입었을까? 어떤 물건들을 사용했을까? 어떤 춤을 추고 어떤 악기로 연주를 했을까?

☆ 왕실의 축하의례 : 왕세자탄강진하도 ☆

 왕세자의 탄생은 왕실의 경사를 넘어 온 나라의 경사였다. 조선 27대 왕인 순종의 탄생을 기념하여 궁중에서 잔치가 열렸을때 산실청(조선시대 왕실에서 출산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 기관)에서 일하는 관리들의 주문에 의해 그려진 순종의 왕세자탄강진하도는 총 11개로 제작되었다. 병풍 전체에 걸쳐 행사의 중심 광경이 잘 표현되어 있다. 엎드려 절을 하고 있는 관리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행사장을 호휘하는 사람 등 다양한 임무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커다란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서 "잘 보이지 않아요!!"하고 외치고 계신분들은 시간을 내서 국립중앙박물관을 직접 찾아가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이 그림을 보면서 '잔치의 주인공인 왕과 왕비, 왕세자의 모습은 왜 없나요?'하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림을 무척이나 잘 관찰했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신성하고 위엄을 지닌 왕(왕실의 인물들)의 존재를 함부러 그릴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일월오봉병이나 왕의 의자인 영상처럼 왕을 상징하는 사물 들이 그려져 있다.

☆ 왕실의 향연 : 무신년 진찬도 ☆

 1848년 현종은 대왕대비가 예순살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창덕궁 통명전에서 잔치를 열었다. 왕실에서의 잔치는 2~4일 계속해서 열렸는데 잔치의 형식에 따라 각기 다른 세부이름이 붙여졌다. 통명전 익일회작은 왕이 통명전에서 수고한 관원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베푼잔치이다. 통명전 야진찬은 잔치 당일밤 여는 잔치를 그린 그림이고, 통명전 내진찬은 왕비, 왕대비, 대왕대비 등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왕세자빈과 내외 명부(작위를 받은 부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가 참석하는 잔치를 그린그림이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인정전 진하는 진찬일 전날 상존호례를 축하하여 창덕궁 인정전에서 거행된 진하례의 모습을 그린것이다.
 모두 8폭 병풍에 그려진 무신년 진찬도는 궁중잔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예이다. 잔치의 격식과 화려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백성들의 잔치 한마당  : 김홍도의 평생도☆
 풍속화가 김홍도가 그렸다는 평생도에서 백성들의 잔치 모습을 살펴볼 수 가 있다. 평생도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겪는 여러가지 경사스러운 날들을 그린 그림이다. 여러 그림들 중 대표적인 잔치라고 할 수 있는 돌잔치와 혼례날을 살펴보자.

 귀여운 아기가 태어나고, 꼭 1년이 되는 날을 첫돌이라고 해서 예나 지금이나 성대하게 잔치를 하는 날이다. 옛날 백성들도 지금처럼 돌잔치를 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아기가 돌상 위에 놓인 물건을 고르는 돌잡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림속에 담았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아기가 잡는 물건으로 아기의 운명과 미래를 점치곤 했다. 여러분들은 돌잔치에서 무엇을 잡았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혹시 "네!"하고 마음속으로 대답하신분 계시다면... 병원으로 살며시 가보시기를...


 즐거운 혼례날...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러 가는 모습을 그림속에 담았다. 청사초롱을 든 사람들과 기러기를 든 사람이 보이고 그 뒤로 백마를 탄 신랑이 신부집으로 가고 있다. 신랑의 모습이 궁금했는지 신부의 마을사람들이 대문으로 나와 구경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신랑 신부의 얼굴이 궁금한건 똑같나 봅니다.

☆ 벼슬길의 기념 잔치 : 기영회도(보물 제1328호) ☆

 기영회는 정2품 이상의 벼슬을 지낸 70세가 넘는 기로(노인)들의 친목을 위한 모임이었다. 이 그림은 기영회를 기념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그림의 윗 부분에는 모임의 명칭이, 가운데에는 잔치풍경이 그려졌고, 맨 아랫부분에는 모임 참석자들의 이름, 자, 호, 본관, 품계와 관직이 적혀있다. 특히 중단의 연회장면이 크게 부각되어 연회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풍속과 기물, 복식등에 대해 풍부한 내용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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