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위치한 봉정사는 신라의 삼국통일 직후인 672년에 의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1972년 극락전 보수시 발견된 상량문에는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 대덕의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수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봉정사는 흔히 '고건축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극락전, 다포 양식의 전형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고금당, 화엄강당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을 모두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가지가 앙상해져가는 초겨울에 찾은 봉정사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 주변의 나무들이 조금 불쌍해 보이긴 했지만 여유러워 보이는 봉정사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번째 관문이자, 사찰의 경계이다.
일주문을 지나서 소나무 숲 사이로 걸어가다보면 왼쪽으로 정자가 하나있다. 그것은 문화재자료 174호인 명옥대로, 원래 낙수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퇴계 이황 선생께서 이곳에 수양차 오셨다가 이름이 너무 밋밋하다 하여 '물 떨어지는 소리가 옥 굴러가는 소리와 같다'고 명옥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경북 유형문화재 325호인 만세루(덕휘루)는 사찰의 중심공간인 본당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서 이곳을 통과하는 것은 곧 속세를 떠나 온갖 번뇌와 망상을 벗버리고 오로지 부처의 세계로 귀의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만세루는 17세기 후반의 건실하면서도 당당한 건축수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 조선 중기 건축사 연구에 가치가 있는 문화재이다.
대웅전은 국보 제311호로 조선초에 지어진 다포식 건물이며, 내부는 고풍스러운 단청이 아주 잘 남아 있고 외부는 단청이 상당히 퇴색되어 있다. 현재 내외부의 단청은 원형그대로 보전되고 있는 내부에 비해서 외부가 많이 퇴새된 느낌이 들긴하지만 외부만 바라만 본다면 상당히 잘 보존된 아름다운 단청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보물 제448호인 화엄강당은 스님들이 경전을 연구하고 강의하던 강당으로서, 특히 능인 대덕께서 의상 스님의 제자인 관계로 이곳을 비롯해서 화엄사찰들은 화엄경을 강의하였기에 화엄강당이라 하였다.
극락전은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국보 제15호이다. 지난 1972년 극락전을 해체하여 보수공사를 할때 발견된 상량문에 의해서 당시까지 최고의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던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 보다 더 오래된 건물로 확인되었다.(13년이 앞선다고 한다.) 주심포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극락전이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 지붕의 형태라면,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 3칸의 규모이고 지붕은 팔작 지붕이다. 극락전이 지붕의 무게를 받쳐주는 공포를 기둥위에만 두는 주심포 방식을 사용하였다면, 대웅전은 기둥과 기둥을 이어주는 평방이나 창방위에도 공포를 두는 다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보물 제449호인 고금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집으로 1616년에 중수한 조선초기 건물이다. 봉정사의 다른 건물이 그렇듯이, 규모가 작은 건물치고는 지붕이 크고 처마가 깊어 큰 갓을 쓴 것처럼 보인다.
\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촬영지로 유명한 영산암은 경북민속자료 제126호로 봉정사의 부속 암자이다. 암자 치고는 매우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이채로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