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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가 묻지않은 아름다운 화천의 계곡 '곡운구곡'

Travel Story./강원도

by 멀티라이프 2009. 12.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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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계곡을 생각하면 여름을 떠올리곤 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면 그보다 더 좋은 시간이 없을 테지요. 푸르른 나무들이 그늘까지 만들어 준다면 완전 행복함을 느낄지도 모르는 모습이 머리속에 살짝 떠오르는군요. 그러나 때로는 앙상한 가지와 추운날씨 속에 찾은 계곡이 더 좋은 느낌을 줄때도 있지 않을까요? 지난 12월초 화천을 다녀왔었습니다. 그곳에서 곡운구곡을 보고 겨울계곡의 주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지요. 주변의 가지는 앙상하게 말라 있었지만, 바위 사이로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깨끗한 강원도의 물과 그 바위에 사뿐히 쌓여있는 하얀눈이 조화를 이루어서 아름다운 겨울계곡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곡운구곡은 우리나라 구곡 6개소 중에서 실경이 남아있는 2곳중 한곳이다. 다른 한곳은 괴산의 화양구곡이다.
곡운구곡은 제1곡부터 9곡까지 9개의 이름이 붙여져있다. 
제 1곡 : 방화계, 봄철에 바위마다 꽃이 만발하는 계곡
제 2곡 : 청옥협, 맑고 깊은 물이 옥색처럼 푸른 골짜기
제 3곡 : 신녀협, 하백의 딸 신녀의 골까지
제 4곡 : 백운담, 튀어 오르는 물안개 흰 구름 같은 못
제 5곡 : 명옥뢰, 옥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내는 여울
제 6곡 : 와룡담, 와룡이 숨은 깊은 물
제 7곡 : 명월계, 밝은 달 비치는 계수
제 8곡 : 용의연, 의지를 기리는 깊은 물
제 9곡 : 첩석대, 층층이 쌓여있는 계곡의 바위



 이날 화천은 몹시도 추웠다. 아니나 다를까 계곡물은 곳곳이 꽁꽁 얼어있었고, 흐르는 물사이 바위에는 작은 돌탑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얼어버린 물위에 반사되는 태양빛은 마치 얼음안에 갇혀버린것 같았다.


 계곡 근처 길가에는 이름모를 정자가 하나 서 있었고, 겨울임에도 충분한 수량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이들고 있고,, 미친척하고 겨울계곡 얼음위에 올라 사진찍기! 위 3장의 사진은 모두 1곡인 방화계에서 담은 사진인데, 봄이 아니라서 그 멋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곳이다.


 4곡인 백운담에는 작은폭포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조금 높낮이가 있는 곳에 계곡물이 시원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가쪽으로는 얼음이 꽁꽁 얼어있어서 겨울 계곡임을 여실히 알려주고 있다. 날씨가 조금만 따뜻했어도 떨어지는 물줄기 속에 발을 담궈보았을텐데..


 백운담을 구경하고 올라오는데 바위에 고드름이 달려있었다. 처마에 달린 고드름은 많이 봤었지만 이끼낀 바위에 달린 고드름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5곡인 명옥뢰이다. 이 곳은 바위에 계곡에 발을 담그고 저 멀리 푸른 산을 바라보아여 그 멋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푸른산이 없으니 멋을 알아보는 시간은 다음기회로 미루어야 했다.


 계곡 주변에 소복히 쌓인 눈이 아름답게 느껴졌던 6곡인 와룡담 지역이다. 사진속에 보이는 저 물이 와룡이 숨은 깊은 물이라고 하는데 보기에는 얖아 보이지만 수심이 4-5m는 된다고 한다.


 계곡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바위에 얼음이 얼었는데 그 속에 낙엽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 아마도 자연이 나에게 준 선물인가부다.


 곡운구곡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길을 걷다가 도착한곳은 화음동 정사지이다. 조선현종 때 성리학자 곡운 김수증은 1689년 기사환국으로 벼술을 그만두고 이곳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에 있는 정사터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운둔하였다. 이 터가 바로 화천 화음동정사지이다. 창건당시에는 삼일정, 부지암, 송풍정 등의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사진속의 정자들은 현재에 세워진 것들이라고 한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의 세계관을 음양소식관이라는 구조로 조경에 나타낸 것이다. 당시 정계에서 은퇴한 선비들이 은둔 생활을 어떻게 하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서 귀중한 자료이다. 강원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있다.


 정사지에도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있다. 이 곳역시 바위에 얼어붙은 얼음이 겨울계곡이 주는 멋을 잘 느끼게 해주고 있다.


 겨울하면 눈이 빠질 수 없다. 눈 덮힌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왠지 더 차가워 보인다.


 너무나도 맑은 물.. 풍덩 빠져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주변의 만류(?)로 사진에만 담았다.


 바위틈 사이로도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손에낀 장갑을 벗어두고 살짝 넣어보았는데 너무 차가워서 금방 손을 빼버렸다. 너무 차가웠지만 시원한 계곡물에 왠지 모르게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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