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시가 서울페이(가칭, 이하 서울페이로 표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직 이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서울페이라고 부르고 있다. 수수료가 제로라서 제로페이 또는 착한페이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어떤 이름이 붙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오늘 하는 이야기는 이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서울페이가 어떤 것이고 시장에 정착하기 위한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서울페이의 시작점은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상당이 부담이된다는 것에서부터다. 서울시의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 실태조사(2018년 4월)에 의하면 수수료 인하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아래위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소형 가맹점의 경우 수수로 부담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고 등장한 것이 바로 서울페이다.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없앨려면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존재하는 돈의 흐름을 직접 연결하면 된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카드 등을 사용하게 되면 수수료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간편결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래 자료화면을 보면 기존에 수수료를 발생시키는 밴사와 카드사를 없애도 소비자와 판매자를 앱투앱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는 것이 서울페이의 기본개념이고 직접 연결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QR코드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서 중간단계를 없애고 소비자의 돈이 판매자에게 직접 넘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로 개념이 잡힌 상태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QR코드를 이용해서 소비자가 앱을 실행해 판매자의 QR코드를 인식해서 금액입력 후 요청하면 간편결제 사업자와 은행을 거쳐서 판매자에게 계좌이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판매자들이 가지고 있는 POS기를 통해서도 가능한데 소비자가 앱을 실행시켜서 QR코드를 보여주면 판매자가 소비자의 QR코드를 인식하고 POS기에서 계좌이체된 결제결과를 바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이 QR코드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는데, 평소에 이동통신사 할인이나 적립을 위해서 바코드를 찍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위에 설명한 두 가지 방법모두 중간에 간편결제 사업자(또는 플랫폼 운영자)와 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시에는 시중 은행과 간편결제 사업자와도 어느정도 협의를 마쳤고, 아래 참여를 결정한 은행과 사업자 목록이 있다. 기존에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밴사와 카드회사가 있었다면 서울페이는 은행과 간편결제 사업자가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수익모델이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와 시중은행들의 참여는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인데, BC카드가 참여를 결정한 것은 조금 놀랍다.
서울페이가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를 했을 것이도 다음 살펴볼 내용은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가 이다. 서울페이는 준비과정을 거쳐서 계획대로라면 2018년 12월에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소비자와 판매자가 사용할 공동 QR코드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참여를 결정한 5개의 간편결제 사업자가 하나의 QR코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음으로 허브 시스템이 갖춰져서 지역과 상관없이 가맹점 등록정보 DB를 탑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전국 어디서든 사용하기 위한 기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서울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한가지 드는 생각은 지금 가칭으로 서울페이라고 부르지만 전국적인 확산을 생각한다면 제로페이나 착한페이 등의 다른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공동QR코드가 개발되고 허브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진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없는 서울페이를 사용하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가 제시한 내용을 보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기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나 높은 40% 소득공제 비율을 적용하고, 교통카드기능 연계, 공공시설 할인 혜택 등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용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중앙정부 및 관련업계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소득공제 확대, 교통카드 연계, 공공시설 할인 등의 혜택 이외에도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연계된 이용혜택도 제공될 예정이다. 지금도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제공하고 있는 이용자 혜택과 비슷한데, 이를 서울페이에도 적용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사용할만하다. 특히 5개의 사업자가 각각 제공하는 혜택을 하나의 서비스안에서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점은 꽤나 매력적이다. 물론 사업자들이 얼마나 많은 이용혜택을 제공할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서 모르겠다. 뭐~ 어찌되었건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이러한 이용혜택이 분명히 필요한 것은 맞다.
처음에 서울페이가 수수료 제로화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과연 사람들이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충분히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져 있었고,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만한 혜택이 준비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은행과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자리잡게 된다면, 서비스가 충분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도 잘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서울페이의 개념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봤는데, 구체적으로 준비되고 있는만큼 12월에 직접 사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더해서 지금까지 서울시 이외에 인천시, 부산시, 전라남도, 경상남도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서울페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