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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속 한화이글스, 짧지만 강렬했던 11년만의 가을야구

Review./Sports.

by 멀티라이프 2018. 10. 3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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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프로야구에 처음 관심을 가지면서 당시 7~8위에 있었던 OB와 쌍방울을 조금씩 응원했고, 1995년 OB베어스 어린이 평생야구회원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지금의 두산베어스 팬이 되었다. 그 이후 2017년까지 두산은 23시즌동안 16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을 때 괜히 화가났고 성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곤했다. 그런데 2018 시즌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야구를 맞이한 한화이글스 팬들을 보면서 느낀바가 있어서 몇글자 끄적거린다.



 한화이글스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198승 175패를 기록하며 2번의 플레이오프와 한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우승까지는 못했지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2008년 5위를 기록하면서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뒤 2017년까지 10년동안 5번의 꼴찌를 기록하는 등 암흑의시기를 보냈다. 이 기간동안 한화이글스 팬들은 8회에 포기하지말라는 의미로 오직 육성으로만 '최강한화'를 외치는 응원문화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2012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한화이글스에 입단해서 한국에서 은퇴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필자는 두산팬이지만 한화이글스와 제법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2012년에는 한화이글스파크에 가서 중고등학교시절 우상이었던 박찬호 선수를 만나서 사인볼을 받기도 했고, 여러가지 이유로 어쩌다보니 두산 경기보다 한화 경기직관을 더 많이 갔었다.


▲ 직접 받은 박찬호 사인볼



 보고 듣는 이들로 하여금 소름이 돋을정도로 임팩트가 있는 한화의 육성응원은 지금도 한화이글스의 응원을 이끌고 있는 홍창희 응원단장을 중심으로 2007년 만들어졌기에 한번은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 5월 한화이글스가 좋은 성적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을 때 응원단장과 치어리더팀을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어서 그 어느때보다 밝은 표정을 만나기도 했다. 그 당시 가을야구 진출을 염원하면서 점퍼를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었는데,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괜히 뿌듯했다.


▲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를 염원하며 촬영했던 사진



 두산베어스는 거의 항상 좋은 성적을 기록했었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한다는 것에 대한 감흥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 같다.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면서 비교적 일찍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지었을 때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였던것 같다. 그런데 11년만의 포스트시즌진출을 염원하며 한경기 한경기 절실하게 응원하는 주변 한화이글스 팬들을보면서 한 팀을 좋아한다는 것이 이런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팬들이 있기에 한화이글스는 오랜 인고의 시간을 지나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고 믿고 싶다. 


▲ 위글스 캠페인의 하이라이트 WE응원


 한화이글스는 올해 위글스 캠페인를 진행해서 나이, 설병, 종교, 국적, 피부색, 문화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야구를 즐기자는 기분좋은 야구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한화의 좋은 성적과 더불어 편견 없는 사회를 위한 움직임을 야구장안으로 끌고 들어온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참으로 괜찮은 시도다.



 한화이글스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날 이글스파크에 만3천여개의 장미꽃과 편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보고 쓸떼없는 짓아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11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한화이글스 구단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로써 굉장히 보기 좋단고 생각했다. 한화이글스의 2018년 가을야구는 4경기만에 끝이났지만. 가을야구진출 자체가 이렇게 강력한 임팩트를 준적은 없었다. 내년에도 한화이글스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며 내 기억속에 담겨진 한화이글스에 대한 짧은 기억정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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