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0월 4일 공개한 V40씽큐의 트리플카메라를 보면서 LG는 참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블로그에 IT/가전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LG전자의 꾸준하게 인연을 가지고 오면서 남들이 걸어본적 없는 길에 한걸음을 먼저 내딛는 모습을 참 많이 봤다. 그래서 'LG전자가 걸어온 길, 최초이거나 먼저 걸어가거나'라는 주제로 필자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LG전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꺼내면 2011년 세상에 나온 옵티머스 3D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지만 당시 세계최초 3D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옵티머스 3D가 남달랐던 것은 후면에 2개의 렌즈를 탑재해서 3D 사진 또는 3D 영상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VR이나 AR 시장이 어느정도 컸더라면 괜찮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너무 많이 앞서갔던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2015년에 LG는 스마트폰에서 사진 촬영시 수동 설정이 가능한 전문가모드를 넣었고, 후면에 가죽으로된 커버를 채택하는 신선한 시도를 했다. 그러나 전문가모드는 금속기능이라서 생각보다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았고, 가죽 커버는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LG G4이후 다른 제조사들도 카메라 수동조작모드를 기본으로 탑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첫걸음이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전문가모드를 굉장히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다.
▲ LG G4 전문가모드로 촬영한 별궤적 사진
G4이후 1년이 지나고 시장에 나온 G5는 광각렌즈와 셔터가 달린 캠플러스를 장착해는 또 한번의 신선한 시도를 했다. 광각렌즈는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고 풍경을 더 넓게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캠플러스, 하이파이 모듈 등을 통해 시도한 모듈형 액세서리는 생각보다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래도 혁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칭찬해줄만한 일이다.
▲ LG G6 광각렌즈로 촬영한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V40씽큐는 광각렌즈, 일반각렌즈, 망원렌즈까지 3개의 렌즈를 후면에 탑재했다. 여행을 즐겨하는 필자 입장에서 3가지 화각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스마트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부품 크기의 한계로 망원과 광각에서 촬영한 사진의 품질을 일반각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없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2019년에 나올 모들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로 기대된다. 이번에도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시장의 흐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만하다.
LG전자는 가전분야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계속 선보였다. 백색가전은 LG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생활가전제품이나 주방가전제품, 건강관리가전제품에서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는 강력한데, LG는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주면서 가장 먼저 길을 가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가전제품에 가주 디자인을 더한 주문형 가전제품 오브제를 런칭하기도 했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은 시도하는 것은 언제나 최초이거나 남들이 걸어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시도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LG전자의 이런 도전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LG전자는 2013년 55인치 올레드 TV를 세계최초로 출시하면서 세계 TV시장을 올레드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금은 TV를 만든다는 제조사들 중 대부분이 올레드를 메인으로 하고 있고, 각종 평가에서 올레드TV가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을 보면 LG가 시작한 올레드TV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들어서는 CES 2018을 통해서 아래 사진과 같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올레드 TV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2018년에 롤러블 올레드TV가 나왔다면 2015년에는 롤러블 키보드인 롤리키보드가 세상에 나왔다. 롤리키보드는 휴대옹 블루투스 키보드를 위ㆍ아래 사진과 같이 말아서 다닐 수 있어서 획기적인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에는 롤리키보드2가 나와서 성능이 조금 더 향상되었는데, 아직까지 롤리키보드3는 나오지 않고 잇어서 조금 아쉽다. 어쩌면 롤리키보드 역시 너무 먼저 걸어가서 후속작은 낼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분야는 노트북이다. LG전자는 2014년 1kg의 벽을 깬 13.3인치 초경량 노트북 LG 그램을 선보였고, 2015년에는 14인치 2016년에는 15.6인치 제품까지 모두 1kg의 벽을 허무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노트북은 성능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깨뜨리면서 최고의 스펙으로 승부했고,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그램을 또 한단계 발전시켜서 60.06Wh라는 대용량 배터리는 탑재하면서 사용시간을 24시간까지 늘린 올데이그램과 무게를 13.3인치 830g, 14인치 860g까지 낮춘 초경량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데이그램과 초경량그램 역시 시장에서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런 그램의 혁신은 2018년에도 이어졌는데 SSD와 RAM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모두 듀얼슬롯을 탑재해서, 가벼운 무게와 긴 사용시간에 확장성까지 더했다.
LG전자가 수년간 걸어온 길을 정리해보니 정말 최초이거나 남들보다 먼저 걸어간 흔적이 참 많다. 그 길이 항상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도 아니고 때로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기 때문에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LG전자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