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KTX안에서 겪은 황당 사건을 통해 배운 모범의 중요성

일상다반사/개인적인 일상

by 멀티라이프 2010. 1. 18. 18:34

본문

 지난 주말, 주말을 맞이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가는 KTX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자리에 앉았지요.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다 앞자리에 계시던 나이 지긋하신 분이 의자를 발로치지 말라고 하면서 에티켓이 어쩌고저쩌고 하시더군요. 순간 머릿속에는 '이건 뭥미?'하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제 표정은 알수 없다는 듯이 그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나서 바로 앉으시더군요. 정말 당황스럽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젊은 놈이 괜히 버릇없어 보일까봐 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마도 대전까지 제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얼마나 의자를 툭툭 건드리며 신경을 곤두서게 했으면 뒤에 앉은 사람이 바뀐 사실도 모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할까 하는 마음에 '불편하게 이곳까지 오셨나보다'라고 혼자 생각하였습니다. 역시나 대전에서 승차하여 제 옆에 앉은 한 남성분도 이 상황이 어처구니없었는지 저를 보고 미소를 보내며 그냥 그러려니 하라는 표정을 지어보이시더군요. 그렇게 마음을 달래며 몇 분이 흘렀을까...
 
 더욱 황당한 일이 제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열차가 정막 함을 유지하던 중에 우렁찬 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가 매너 없이 진동모드로 바꾸어두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보고 있는데, 아니 이게 웬걸 몇 분전 저에게 에티켓을 운운하시던 그분 이었습니다. 사람이 한번 밉게 보이면 다른 행동들도 다 좋지 않게 보인다고 했던가요? 그냥 벨소리 한번 났을 뿐인데 이상하게 좋은 시선으로 바라 볼수가 없더군요.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기차를 타고 미처 생각지 못해서 진동으로 바꿔두지 못했겠지 하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이번에는 우렁찬 목소리가 열차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크게 통화하시던지 주변 사람들도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기차 안에서 없어져야할 꼴불견 5가지를 쓰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글에 썼던 상황과 비슷한 경우를 겪고나니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꼴불견 유형을 쓰면서도 극히 일분의 사람들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었을까요...

 어린이들은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이 힘들고 모범이 되기 쉽지 않은 것이지요. 또한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거나 알려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거리낌이 없는지를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열차 안에서 정말 기분이 상했던 건 단순하게 의자를 툭툭치던 사람으로 오인 받아서 좋지 않은 말을 들은 것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정작 자신을 기본적인 매너도 지키지 않으면서 남들에게는 매너를 요구하는 그 분을 보니 씁쓸하면서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마도 누가 봐도 모범이 되는 사람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훈계한다면 그 말을 듣는 사람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갈 테지요. 자신은 모범이 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한분 덕분에 모범을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음 아이디가 없으시다구요? 로그인이 귀찮으신가요? 로 구독을 하셔도 됩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