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때는 2007년 가을 튼튼하다고 자부해오던 이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냥 아주 잠깐 문제가 있는 것일꺼라고 굳게 믿으며 1~2일을 그냥 보내고 나니 정말 마법처럼 언제 그랬냐는듯이 일주일 정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폭풍전야의 고요함 이었던 것일까 다시금 왼쪽의 윗 사랑니가 심하게 아파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동네 한 치과를 찾아가게 되었다. 내가 찾은 치과에는 예상밖의 아리따운 간호사가 있었고 아무 상관도 없으면서도 괜히 즐거운 마음으로 진료를 받았다. 그런데, 기분과는 정 반대의 청천벽력같은 진료결과를 받고야 말았다. 통증이 있는 사랑니는 물론이고 반대쪽의 윗 사랑니도 뽑아야 하고 아랫쪽의 두 사랑니도 바로나지 않고 옆으로 나서 옆에 있는 어금니를 썩게 만들 수 있으니 빠른 시일안에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아픈 사랑니와 반대쪽 윗 사랑니까지 그 병원에서 차례대로 발치를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아랫쪽의 사랑니들은 옆으로 나 있어서 개인병원에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학병원같은 큰병원에 예약을 해서 수술을 통해서 뽑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술이라는 말에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고 당장 아프거나 불편한것이 없기도하고 귀찮기도하고해서 그냥 나중에 시간나면 뽑아버리지 뭐 하면서 시간을 보내 버렸다. 그리고 2년 하고도 몇개월이 지나서 귀찮다는 것 하나로 미뤄버리던 사랑니 덕분에(?) 때아닌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20여일 전쯤인 2009년 12월 27일, 그 전부터 약간의 신호를 보내던 왼쪽 어금니쪽에서 통증이 서서히 심해지고 있었다.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으로 아픈곳을 손으로 혓바닥으로 더듬어 보았다. '어라? 아픈곳이 사랑니가 아니잖아?' 하는 생각과 함께 갑작스런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예전에 들었던 치과의사가 했던 '옆으로 난 사랑니 빨리 뽑지않으면 옆에 있는 이빨까지 썩어들어갈지 몰라요. 그렇게 되면 사랑니도 힘들게 뽑게 옆에 이빨치료도 굉장히 고생할 거에요'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생일이었던 12월 29일에 사는 곳 근처의 치과종합병원을 찾았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진료순서가 되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두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진료결과를 듣고 말았다. 우선 사랑니를 뽑아내고 옆에 있는 어금니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래! 치료해야지..'하고 있었는데 뒤에 이어져온 자세한 설명에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사랑니는 윗쪽 절반을 조각낸 잇몸을 찢어서 뽑아내고, 사랑니에 눌려서 썩어버린 어금니는 말로만 듣던 신경치료!! 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치과진료를 처음부터 험난한 일정의 연속이었다. 진료만 할 예정이었던 12월 29일 다음 예약환자가 오지 않아서 사랑니를 뽑아보리자고 하길래 이빨은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는게 좋다는 말이 생각나서 덜컥 뽑아버리자고 했다. 사랑니를 뽑기로 한 그순간 그날이 내 생일 이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깨는 소리를 귀로 듣고 마취를 해서 수술당시 아프지는 않았지만 내 잇몸이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사랑니를 뽑아내고 병원을 나왔다. 그날은 정말 우울한 날이었다. 생일이라서 고기집을 갔지만 저녁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리가 없었고,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주며 맥주집을 갔지만 케익만 녹여먹고 말았다. 그래도 하루정도 아프면 괜찮겠지 하면서 하루 이틀이 지나는데 계속해서 약간의 아픔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의해보니 아랫쪽 사랑니는 윗쪽과는 달리 턱과 연관되어 있어서 그 아픔이나 통증이 오래간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평범하게 뽑은것이 아닌 잇몸을 찢어기 때문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이제 충치치료를 위해서 다시 찾은 치과의 예쁜 간호사들이 더이상 예뻐 보이지 않았다. 마치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웃고있는 악마같이 보였던 것이다. 하루 4번(아침, 점심, 저녁, 자기전) 진통제를 먹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었던 신경치료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다른 사람보다 많은 무려 5번의 신경치료를 통해서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정말 평소에 얼마나 치아관리를 열심히 해야하는지를 극악의 고통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빨 관리의 중요성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것은 수술을 통한 사랑니 발치, 5번의 신경치료도 아닌 바로 금니를 맞추게 된 것이다. 금니의 가격이 자그마치 35만원!! 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금값이 정말 비싸긴 하지만 금니가 이렇게나 비싼줄은 몰랐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게 다가왔다. 35만원 이라면, 아껴쓰면 한달동안 밥값을 할 수 있는 돈, 주말에 스키장을 럭셔리하게 다녀올 수 있는 돈, 품질좋은 와이드 모니터 한개를 살 수 있는 돈 등 여러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평소에 조금더 신경쓰고 의사가 말한대로 일찍 일찍 사랑니를 뽑았더라면 아낄 수 있는 돈인데 하는 생각에 진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젊을때 치아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하시던 말씀들의 뜻을 이제서야 알 수 있게되었다.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양치질 하고 부지런히 치아관리를 해서 다시는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고, 돈을 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도, 튼튼한 치아일수록 부지런히 관리하세요. 정말 아프고 돈이 나가고 나니 많이 후회가 되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네요. 평소 조금의 관심과 관리가 정말 정말 중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