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조금 돈이 들어가더라도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우아하게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호사를 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얼마전에 서울시청 맞은편에 있는 더 플라자 호텔 안에 있는 디어와일드를 다녀왔다. 사실 우연한 기회에 디너 코스 식사권을 얻었고 한걸음에 달려가서 기분 좋은 식사를 했다.



     디어와일드는 꼭 더 풀라자 안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입구부터 뭔가 고급스러운 향기가 물씬 풍긴다. 안에 들어가서도 평소에 느낄 수 없는 기분이 슬며시 밀려온다. 가끔은 이런 기분전환도 괜찮은 것 같다.




     미리 예약한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하니 자리로 안래를 해줬고, 자리에는 나오는 요리에 대한 안내가 적혀있다. 음식명과 재료 등이 적혀져 있는데, 사실 요리와는 담을 쌓고 살고 있어서 그냥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만 살펴봤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아뮤즈 부쉬(애피타이저의 불어 표현)로 신선한 꽃새우와 식용꽃을 사용해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살짝 달콤하면서 상큼한 소스도 굿. 함께 나온 빵은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으로 식감이 훌륭하고, 클로티드 크림(우유로 만든 크림으로 버터와  다름. 보통 스콘에 발라먹는데, 빵과도  어울림)과도  어울렸다




     구운 비트와 부라따치즈는 빨간 비트를 다소 두껍게 구워 올리고,  아래에는 알갱이가 살아 있는 자몽속을 깔았다. 서버가 직접 부드러운 부라따치즈를 돌려 부어주면 플레이트 완성. 상큼달콤한 자몽과 고소한 부라따치즈의 조화가 굿. 구운 비트는 부드럽고 달큰한 .



     국내한 한우 홍두깨 타르타르는 덩어리로  한우 홍두깨살을 가져와 직접 갈아낸다.  숙성된 육회 느낌이랄까. 국수처럼 뽑아낸 홍두깨살에 8가지 양념을 취향에 맞게 적절히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 관자 세비체와 러브샐러드, 관자의 식감과 새콤한 소스의 조화가 훌륭. 무척 상큼한 



     치즈 토르텔리니와 블랙트러플은 토르텔리니 파스타 위에 구운 치즈를 올리고 트러플을 뿌렸다. 트러플의 향과 3가지 치즈의 맛이 입안 가득 풍성하게 느껴진다참고로 토르텔리니는 파스타의 일종의 손톱만큼 작은 만두 모양,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허브 솔트크러스트에 쪄낸 농어는 소금으로 간한 크러스트에 농어를 넣고 허브 향을 입혀 쪄냈다. 서버가 테이블로 솔트크러스트를 가지고  깨뜨리면  안에 농어가 들어있다. 일단 보여주고 가져가 플레이팅 해서 다시 가져온다. 섬초(시금치의 일종) 곁들인 농어는 담백한 맛이 일품. 특히 달큰한 섬초와 아주  어울린다.




     본격적인 메인 디쉬가 나오기 전에 입을 깨끗하게 하는 역할의 허브 소르베가 등장했다. 소르베는 레몬향이 그득하고 아주 시원했다. 소르베를 먹고나면 상자에  나이프를 가져와 보여준다. 물소뿔로 만든 손잡이가 독특한 나이프는 특별한 주문제작한 것으로 디어와일드의 자긍심(?)처럼 보였다. 여튼 진짜 뿔로 만들었기 때문에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고, 손님이 직접 여러 개를 쥐어본  본인 손에 맞는 나이프를 선택하도록 한다. 물소뿔 나이프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려둔다.


    ▲ 디어와일드 물소뿔 나이프


    ▲ 디어와일드 물소뿔 나이프 상자


    ▲ 디어와일드 물소뿔 나이프


    ▲ 디어와일드 물소뿔 나이프(1)



     메이플시럽 국내산 통오리 로스트와 오렌지 엔다이브는 흡사 베이징덕처럼 보이는 통오리를 셰프가 직접 잘라준다. 오렌지소스에 엔다이브(채소 종류) 끓는 동안 통오리를 저며서 플레이팅해준다. 이것도 겉바속촉! 오리 특유의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식감도 훌륭하다. 오렌즈소스에 뭉근하게 절여진 엔다이브와의 궁합도 매우 좋다.


    ▲ 메이플시럽 국내산 통오리 로스트와 오렌지 엔다이브


    ▲ 메이플시럽 국내산 통오리 로스트와 오렌지 엔다이브


    ▲ 첫 번째 디저트 레몬 타르트,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맛 그대로



     마지막으로 커피 또는 홍차를 주문할 수 있는데 3가지 핑거 푸드(까눌레, 마들렌, 초코볼) 와 함께 제공된다. 마들렌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해서 마지막 끝맺음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어와일드에서 음식을 하나하나 먹다 보니 2시간여가 훌쩍 지나갔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지 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어와일드는 날것의 맛을 그대로 전한다는 뭐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식당 분류를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한번 폼을 잡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찾아가기 좋은 곳이라고 정리하면 될 듯 하다.


    Posted by 멀티라이프 (Ha Dong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