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이후 국정원 요원의 이야기가 다시 소재로 등장한 영화 의형제는 예고편을 볼때 부터 제법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던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 송강호가 나오기도 하고,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소재를 조금은 특이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의형제"의 줄거리는...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 그 곳에서 처음 만난 두 남자, 국정원 요원 한규와 남파 공작원 지원.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6년 후, 적 인줄만 알았던 두 남자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 하게 되는데… 적 인줄만 알았던 두 남자.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로서 남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에게 6년 전 그날처럼 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게 되고 한규와 지원은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친숙한 소재, 조금은 다른 접근
영화 의형제는 조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 동안 국내외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던 국자 정보요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접근은 조금 다르다가 볼 수 있다. 기존의 영화들이 국가정보요원의 주인공으로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주요 구성이었다면 이 영화는 해고 당한 국정원 요원과 버림받은 난파간첩의 동거를 이야기의 주요 테마로 잡으면서 조금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 한다. 아마도 우리는 국가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기때문에 가려져 있는 국가정보원 정보요원들의 삶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궁금증을 가지고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정원 요원이 등장하는 영화에 대해서 다른 영화보다 한번 더 눈길이 가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영화속의 모습이 실제와 같은지도 다른지도 알 수는 없다. 단지 간접경험으로써 머리속으로 한번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데서 만족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 국정원 요원이 해고당한 후 버림받은 간첩과의 삶이 주요 테마가 된다면 더욱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역시 송강호!! 아쉬운 강동원..
이 영화의 주연배우는 해고당한 국정원요원 역에 송강호, 버림받은 난파간첩역에 강동원이 출연하였다. 언제나 탁월한 연기로 캐릭터를 120% 소화해 냈던 송강호는 이번에도 그 캐릭터에 녹아들어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의 대사를 유심히 듣고 있으면, 시나리오에 나오는 대사에 그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애드립이 종종 보이는것 같기도 했다. 반면에 송강호의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 인지, 영화 전우치에서의 모습이 기억속에 남아있기 때문인지 강동원의 연기는 조금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캐릭터 였지만, 가슴속에 응어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차가워 보이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냉정함속에 묻어있는 미세한 불안감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지 못해서 였을까 그의 잘생긴 모습 만큼이나 멋진 연기를 해내지는 못한듯한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사회현실을 살짝 비춰준 영화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중간중간에 조금씩 씁쓸하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다. 돈에의한 국제 결혼의 문제를 살며시 보여주고 있으며, 북에 있는 가족때문에 어떻게 하지를 못하는 분단의 고통을 은연중에 드러내기도 한다. 미디어는 사회현실을 반영한다고 한다. 아마 이 영화도 미디어의 하나로써 우리주변의 모습을 조금은 담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아니면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 였을까? 그 이유가 어떻게 되었던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사회의 문제점을 한순간이라도 생각하게 했다면 꽤나 괜찮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민족사가 아닌 개인사를 초점으로 한 영화
이 영화의 예고편만을 보면 영화의 초점이 자칫 민족사나 이데올로기에 맞춰졌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남과 북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면서도 두 남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모든 것들은 그들의 개인사를 다루기 위한 도구인 것처럼 보였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떨어져 있는 가족들로 인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과 서로간의 연결고리는 꽤나 고무적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형제를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민족사와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개인사를 메인으로 등장시키기 위한 균형맞추기 였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영화 의형제를 보고나니 아바타와 전우치가 양분하고 있던 극장가에 강력하게 제동을 걸만한 영화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괜찮은 연기와 탄탄한 구성, 고무적인 시나리오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영화인것 같다. 아마도 누가 보더라도 영화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영화임이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추운 겨울 때론 가족과 함께 때론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볼만한 영화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