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지난 3월 13일 오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띤 결쟁을 펼친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이 22일 오전 폐막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이 끝났다. 우리 대한민국은 선수단은 휠체어컬링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5개 전종목에 모두 출전한 최초의 대회였고, 처음 출전한 휠체어컬링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기도 했으며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선전을 펼치며 2014소치 대회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적은 어느정도 였을까? 아마도 휠체어 컬링의 은메달 소식 말고는 워낙 언론매체에서 무관심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을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대회가 시작되기전 언론매체에게 기대를 한건 아니였지만 대회가 폐막한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언론매체의 무관심이 그래도 아쉽고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나보다.
※ 종목별 경기 결과는 밴쿠버 패럴림픽 공식사이트를 참조하였습니다.
알파인 스키 경기 결과(한상민, 박종석, 이환경)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선수단에서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로 생각했던 선수가 2002년 솔트레이크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0 IPC 알파인스키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한상민 선수였다. 하지만 현지의 날씨가 좋지않아서 넘어지는 선수들이 속출하였고, 우리 한국선수들도 악천후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고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우리 알파인 스키 대표선수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였고, 회전(좌식)에서 한상민 선수가 11위, 대회전(좌식)에서 이환경 선수가 18위, 슈퍼대회전(좌식)에서 한상민ㆍ박종석 선수가 나란히 15ㆍ16위, 활강(좌식)에서 박종석 선수가 12위를 기록하였다. 특히 회전과 슈퍼대회전의 합산으로 이루어지는 슈퍼 컴비네이션에서 한상민 선수는 슈퍼대회전(1차시기)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회전(2차시기)에서 좋지않은 성적을 내면서 최종 8위로 마무리 했다.
크로스 컨트리 경기 결과(임학수ㆍ가이드러너 박윤배, 서보라미), 가능성의 발견!
이번 밴쿠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에는 남녀 각 1명씩의 선수가 출전했다. 남자 크로스컨트리의 임학수 선수는 경력이 많지는 않지만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참가했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역시 내심 메달을 기대하기도 했던 선수이다. 비록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패럴림픽 첫 출전에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임 선수는 10km에서 6위, 20km에서 9위를 기록하였고, 주종목인 1km 스프린트 경기에서는 예선을 4위로 통과했지만 준결승에서 4위를 기록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것은 임학수 선수가 88년생이라는 점과, 국낸 바이애슬론 1인자 박윤배 선수가 그의 가이드러너 라는 점에 더해서 2014년 소치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성적이다.
대회가 시작할때부터 임학수 선수에비해서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서보라미 선수 또한 멋진 성적을 기록하였다. 크로스컨트리 정식훈련을 시작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서보라미 선수는 10km에서 스키가 부러지면서 완주를 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5km에서는 자신의 기록을 1년만에 13분이나 단축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순위는 14위 였지만 10년이상을 훈련해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기록에 근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4년뒤 소치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를 밝게 한다. 4년뒤 소치 패럴림픽에서는 임학수 선수와 서보라미 선수가 함께 메달을 목에걸고 귀국하는 모습을 조심스럽게 상상해본다.
바이애슬론 경기 결과(임학수, 가이드 박윤배), 가능성의 발견!
이번 대회에 임학수 선수는 크로스컨트리와 함께 바이애슬론에도 참가했다. 임 선수는 바이애슬론을 시작한지 6개월여만에 IPC 국제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서 이 종목(3km)에 출전하게 되었다. 임 선수는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예선 10위로 획득하였고, 결선에서도 예선과 같은 10위를 기록하였다. 크로스컨트리보다도 더 짧은 그의 경력을 생각해 본다면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4년뒤 소치에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에서 동시에 메달을 목에거는 임학수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이스 슬레지하키 경기 결과, 패럴림픽 사상 첫승 기록
우리나라 아이스 슬레지하키의 여건은 참으로 열악하다. 등록선수가 40여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아이스 슬레지하키 국가대표팀이 패럴림픽에 출전권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출전에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비록 예선에서는 3전 전패를 기록하며 5~8위전으로 밀려났지만 스웨덴과의 5~6위 결정전 진출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패럴림픽 아이스 슬레지하키 사상 첫승을 기록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고, 5~6위 결정전에서 체코에게 2:1로지며 6위를 기록하였다. 비록 그들이 밴쿠버로 떠나기 전에 꿈꾸던 결과보다는 좋지 못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그들이 거둔 성과는 충분히 인정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휠체어 컬링 경기 결과, 눈물의 은메달 획득
휠체어 컬링팀의 은메달 획득 소식은 패럴림픽에 무감각한 언론매체에서도 많이 다루게 만들었고, SBS가 이례적으로 결승전을 생중계하게 만드는 성과(?)를 만들어 냈을만큼 큰 사건이였다. 국내에 전용경기장이 2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용장을 개조한 경기장에서 훈련하였던 그들의 노력과 7년간 다져온 팀웍이 금메달보다 값진 눈물의 은메달을 만들어 낸것이다. 국가는 그들에게 제대로된 전용구장에서 연습할 여건도 주지 않았지만 그들은 멋진 모습으로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니 국가가 반성할 일만 남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멀티라이프의 밴쿠버 관련 글을 이미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컬링 대표팀이 4강에 진출 했을때 제발 방송에서 생중계하지 않기만을 바랬었다. 그러나 결승전을 생중계 하였고, 동계 패럴림픽은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상황정도는 되야지 생중계로 볼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였다.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내고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응원받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 밖의 이야기 : 국내 1인자를 버리고 가이드러너가 된 박윤배
밴쿠버 패럴림픽을 정리하면서 임학수 선수의 가이드러너 박윤배를 이야기 하지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박윤배는 지난해 6월까지만해도 국가대표 바이애슬론 선수였다.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고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하기도 한 말이 필요없는 바이애슬론 국내 1인자였다. 그런 그가 박윤배는 임학수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제의를 받자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치의 미련도 없이 선수생활을 접고 임학수 선수의 가이드러너로 나섰다. 비록 선수로써 메달의 꿈을 이루진 못할지라도 임학수 선수를 도와 그가 시상대에 서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 박윤배의 마음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조연이 되기를 택한 박윤배, 그의 꿈을 2014년 소치 패럴림픽에서는 임학수 선수와 함께 이룰수 있기를 바란다.
※ 가이드러너 : 장애인 스키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를 위해 코스를 인도하고 기록을 단축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코치로 선수와 똑같은 코스를 소화해야 하기에 선수출신이 아니고서 가이드 러너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