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이 있었던 6월 12일, 난생처음 거리응원에 참여하기 위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거리응원을 위해서 찜한 장소는 조금 특별한 장소인 국립중앙박물관 이었습니다. 평소에 박물관 명예기자라서 자주가는 곳이다보니 친숙하기도 하고 우천시에도 비를피하며 경기관람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렬들 것으로 예상된 시청앞 광장이나 반포지구 등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대전에서 KTX를타고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간 서울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박물관에는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하였습니다. 아직 조금 이른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상권이 없고 박물관이라는 점 때문에 그럭저럭한 정도의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관람이 가능한 거의 모든공간이 3천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렇게 난생처음 참여한 거리응원이 시작되었고,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 응원하는 것보다 몇배는 더 즐거워!!" 거리응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사정으로 거리응원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집이나 기타 장소에서 작은 티비를 통해서 조용히 응원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단체응원을 하는 모습이나 거리응원의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다가 직접 현장에 나가보니 경기가 시작되기 한참전부터 왠지모를 설레임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되고 기쁨은 함께하면 2배가 된다고 했던가요? 정말 즐거운 월드컵 응원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것 자체만으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나라가 2:0으로 승리한 요인도 있겠지만요. 최소 3경기 이상을 응원할 수 있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 기간중 거리응원을 해보지 않은신 분들이라면 한번정도는 가까운 거리응원장소에 나가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응원해보는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특별한 장소에서의 거리응원, 박물관의 열린사고에 감탄"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선택했던 거리응원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 이었습니다. 지인들이 박물관에 응원을 간다고 하니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박물관에서 그리스전 응원전을 준비하게 된것에는 현재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세계문명전 : 그리스의 신과인간"이라는 제목의 전시 즉, 축구와는 또다른 그리스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월드컵 그리스전 거리응원을 개최하면서 그리스전 특별전시도 알리고 사람들에게 좀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설려고 하는 박물관의 열린사고에 감탄하지 않알 수 없었습니다. 아시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재가 워낙 많은 곳이라 참 조심스러운 장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응원전을 개최한 박물관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껴.." 포털사이트에서 이런저런 월드컵관련 뉴스를 보다보니 응원문화는 많이 성숙해졌지만 아직도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쏟아져나온 쓰레기와 거리에서의 무대뽀 행패는 아직도 여전한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질서정연해 진것 같기도 해서 조금은 마음이 놓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찾았던 박물관은 이런 뉴스속의 장소들과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속에 응원전이 진행되었고, 경기가 끝난후에도 비교적 깔끔하게 뒷정리가 이루어 졌습니다. 장소의 특성상 가족단위 응원객과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너무나도 질서정연한 모습에 대한민국의 국민임에 자부심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자신의 쓰레기는 모두 스스로 챙기고, 경기가 끝나고 진행요원이 안내하는데로 질서있게 이동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수월한 진행을 위해서 테이프로 구역을 나누고 중간중간에 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사람들은 정해진 구역에만 자리를잡고 응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펜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바닥에 테이프가 붙어 있을뿐이었는데 말이지요. 다른 거리응원장소에서 보여진 모습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여진 우리국민들의 모습은 최고였다고 말하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열정을 쏟아낸 거리응원, 몸은 힘들지만 너무 행복했던 시간" 응원을 할때는 몰랐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나니 갑작스런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왔습니다. 압도적인 경기에 시종일관 기쁨에 들떠서 소리지르고 동동 뛰면서 저도 모르게 피로가 무진장 쌓였었나 봅니다. 아마도 이날 응원을 했던 모든분들이 90분 경기가진행되는 동안 몸안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상당한 피로를 느껴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 피로속에서도 그리스전 승리에 대한 여운이 계속 남아있었고, 무척이나 힘들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던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7일에 있을 아르헨티전에서는 생이 두번째 거리응원을 어디로 나설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어디가 되던간에 몸안에 모든 열정을 쏟아내며 남아공에 기적의 승리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