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6코스에는 아름다운 명소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장소는 아마도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계곡인 쇠소깍과 황우지해안 입니다. 쇠소깍은 워낙 유명한 장소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황우지해안은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장소입니다. 올레 6코스를 걸어본사람들조차 그냥 가볍게 보고 지나가는 곳이라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데크로 만들어진 올레길을 걷다가 만나는 황우지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귀찮아서 내려가지 않고 위에서 대충 다보이니 그냥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냥 가는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황우지해안을 찾았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황우지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곳에서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제가 간 날은 비도 조금씩오고 날씨가 워낙흐려서 해안가까이는 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것 같기도 합니다. 이곳은 다른 제주도의 해안과 달리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굉장히 아름다운 장소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니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황우지해안은 서귀포의 삼매봉 남쪽바닷가에 자리잡고 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외돌개의 동쪽해안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황우지해안이라는 이름보다는 그냥 삼매봉이나 외돌개동쪽해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관심이 외돌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기때문일텐데 황우지해안의 매력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두번다시 그 이름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황우지해안을 유심히 보고 돌아간 사람들은 이곳을 '제주도에서 제일 아름다운 해안', '제주도 천혜의 비경' 등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곳인데 제가 이곳을 찾은날에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무척이나 날씨가 좋지 않은날 이었습니다. 그래서 파도는 높고 해안가에는 해무가 잔뜩 끼어서 이곳의 아름다움을 모두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황우지해안은 이곳이 왜 제주도에서 제일 아름다운 해안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해주었습니다. 해안가 곳곳에 솟아있는 바위들과 그위에 자라고 있는 푸른나무들과 풀들은 절묘하게 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높은 파도가 치는가운데에서도 곳곳의 담겨진 물은 고요한 가운데 너무나 맑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날씨가 맑은날 푸른하늘과 잔잔한 파도를 배경으로 황우지 해안을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날씨가 워낙흐리고 해무가 짙어서 사진속에 그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제주도에 가실 기회가 생기신다면 황우지해안은 꼭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황우지 해안에서는 저멀리 서귀포의 새로운 야경포인트로 각광받고 있는 새연교가 보입니다.
황우지해안은 꼭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곳은 아닙니다. 태평양전쟁말기 일본이 본토상륙에 대비해서 제주도에 결 7호작전을 감행하면서 곳곳의 해안을 요새화 시키면서 이곳 황우지해안에도 12개의 동굴이 생겨났습니다. 이 동굴은 일본이 자살공격용 소형어뢰정을 숨기기 위한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렸을지 생각만해도 슬픈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