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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무관심을 콕 찝어내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10. 9.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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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를 보다보면 가끔씩 혼자 살던 사람이 죽고나서 한참 지나서야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보게 될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통은 그 순간 뿐이고 우리도 그런 사회속에서 다른사람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은채 살아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자신에게 무슨 피해가 올까 싶어서 애써 무엇인가를 외면하기도 하구요. 아마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이런 현대인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지않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 이 영화리뷰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스포일링이 다소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건, 사람들의 무관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어떤 영화보다도 더 강력한 메세지를 관객들에게 던져줍니다. 그것은 바로 주변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이 때로는 굉장히 위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치명적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런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크게 2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나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해원의 목격과 관련된 것이고 또 하나는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남이에 관련된 일입니다. 얼핏 제목만 보면 김복남이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것 같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그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은 복남이가 아니라 복남이의 어릴적 친구인 해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해원을 통해서 외부와의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 섬에서 비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복남이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관객이 해원과 하나되어 복남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들여다보는 그런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맞고 살아도, 강간을 당해도, 관객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말도 안되는 일이 복남에게 일어나도 관심조차 두지 않는 섬 사람들을 복남이의 입장이 아닌 중간자적인 해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때론 관객들의 속을 태우기도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설때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건 무관심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영화의 포인트가 되는 내용에 대한 언글을 피하다보니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내용을 적었는데, 한번 보시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실 거에요.

"섬을 이용한 폐쇄적인 배경의 구축과 적절한 소재"
 영화에서 섬사람들의 삶을 배경으로 할때는 뭔가 폐쇄적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역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외부와의 단절된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섬(무도) 사람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몇명되지 않는 섬 사람들의 삶속에서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는듯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효과를 더욱 극대화 시켰습니다. 이것은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무관심이야말로 그 충격파가 가장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선택한 소재역시 굉장히 자극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로 골라서 배경만큼이나 무관심에 대한 충격을 몇배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예고편이나 영화소개 전단지에도 나오는 가정폭력, 강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한다면 영화속에 등장할 사건의 소재들이 어떤 충격파를 만들어낼지 예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 맺힌 여인이 펼치는 살인극은 잔인"
 이 영화를 보면서 한 여인의 광기의 낫질이 있을거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예상보다 더 잔인해서 조금은 놀라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복남이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사건들의 연속속에 결국 광기의 낫질을 하면서 살인을 하게 되는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죽이고 그 후의 행동까지 보는이로 하여금 온몸에 닭살이 돋고 무서워 부들부들 떨게할 정도이니까요. 물론 이런 잔인함을 영화의 내용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토록 잔인한 살인을 하는 복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위에서 말한 무관심의 무서움을 더욱 크게 트끼게 되는 것일겁니다. 혹시 잔인한 영상을 싫어하시는 분은 이 영화를 보지 말것을 권해드립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영화의 내용이 절묘하게 어울려"
 이 영화는 특이하게 개봉하고 1주일이 지나면서 개봉관이 더욱 늘어나는 진기한 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마도 개봉 할때만 해도 출연 배우들의 네임파워가 다소 떨어지다보니 밀렸다가 예상보다 관객동원력이 좋다보니 개봉관을 늘린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네임파워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것이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라는 것을 어떤 영화보다도 더 잘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김복남역에 서영희, 해원역에 지성원, 만종(복남 남편)역에 박정학, 철종(복남 시동생)역에 배성우, 동호할매역에 백수련 등이 있다. 이 들은 가자가 맡은 캐릭터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살려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탄탄한 구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있다. 자세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너무나 순한 모습에서 광기로 가득찬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서영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조건 무관심속에 살아온 차가운 도시여자의 이미지를 잘 그려낸 지성원, 복남에게 다양한 몹쓸짓을 하면서도 때론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며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잘 보여준 박정학 등 영화를 보다보면 배우들과 영화속 캐릭터를 혼동할 정도이다. 즉, 이 영화는 이야기의 구성이나 소재의 선택 등 모든것이 좋지만 특히 출연배우들이 독특한 캐릭터들을 잘 소화해 냄으로써 좀더 멋진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손가락ㆍ별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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