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이 빽빽한 서울의 빌딩숲속을 걷다보면 조금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뭔가 푸르른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도심 곳곳에 푸른공원들이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강남지역은 여전히 막강한 빌딩숲의 포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와중에 푸르공간에서 산책도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한곳 있으니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장소는 바로 삼릉공원이라 불리는 선정릉 입니다. 선정릉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40기중에 2기가 있는 곳으로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아주 조금만 걸으면 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하철역 이름으로 선릉역은 알고 있어도 막상 선정릉에 가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주변 지역주민들에게는 작은 쉼터인 이곳은 제가 찾았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선정릉은 사적 제199호로 조선 9대 임금 성종의 무덤인 선릉, 11대 임금 중종의 무덤인 정릉과 성종의 계비인 정현왕후의 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은 정릉으로 멀리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가까이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도록 접근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사진속에 담아봤습니다. 정릉앞 잔디밭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진하게 느껴지는듯 합니다.
선릉 주변에도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홍살문과 신로를 지나 능에 제를 올리는 정자각 주변으로 가보니 다른 나무들보나 조금 빨리 단풍이든 나무도 보이고 즐겁게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능을 지키던 사람이 거처하던 수복방도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선릉의 정자각
선릉의 수복방
이 나무를 보고 있으니 가을이 오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정릉에서 유일하게 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성종의 능은 하루 2번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개방을 합니다. 이 내용을 알고 선정릉을 찾았던 것은 아닌데 운이좋게 시간이 맞아서 선릉을 가까이서 유심히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무인석과 문인석의 모습을 따로 사진속에 담아보기도 하고 제단아래 주춧돌에 새겨진 문양과 능 주변을 지키고 있는 동물상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능 앞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서 주변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도 있었는데, 능의 푸른 잔디와 주변의 숲이 저멀리 빌딩숲과 이상하게 어울리는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현왕후의 능에는 따로 홍살문이나 정자각이 없었는데, 그것은 한 지역안에 선릉과 함께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무덤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종의 능과 정현왕후의 능을 합쳐서 선릉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선정릉은 도심속에 위치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것 같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르는 푸른 쉼터 입니다. 그래서 더욱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근처에서 일을하거나 지나갈 일이 생긴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한번 정도는 선정릉을 방문해보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장료도 저렴해서 천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곳에서 매일 산책을 하고 휴식을 취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월 정기권은 만원, 점심시간 정기권(12시~1시)은 3천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디. 꼭 멀리서 푸르름을 찾지말고 가까이에 있는 장소도 잘 살펴보세요. 선정릉 같은 좋은 장소가 가까이 있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