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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문화재 관리상태에 화가났던 경주 기림사

Travel Story./경상도,부산,울산

by 멀티라이프 2011. 2.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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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경주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기림사를 찾아갔습니다. 기림사는 넓은 마당과 천수관음보살상이 특징인 사찰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어릴적이 한번 다녀다고 이번에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찾아갔습니다. 기림사 안에는 국가지정 보물이 있어서인지 성인기준 1인당 3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를 내면서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종교시설 이전에 하나의 문화재를 본다는 생각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천천히 경내를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지는 않았지만 기림사까지 가는 길이 걷기도 좋아서 입장료에 대한 약간 안좋은 인상은 이미 잊어버리고 즐겁게 사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기림사에서 여행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축물은 진남루(↑) 였습니다. 진남루라는 이름은 임란때 기림사가 수군과 승병활동의 근거지로 활용되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있고 이 건물의 기능이나 용도 및 건립연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건물을 비롯해서 기림사의 거의 모든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인 사람인()자 모양의 맞배지붕입니다. 진남루 다음으로 구경한 건축물은 약사전(↓)인데, 이 건물은 1600년대 이전에 겁립된 것으로 추청되고 있습니다.





 기림사 응진전(↑)은 아라한을 모신 건물로 신라 선덕여왕떄에 지어진 것으로 전하지만, 조선 후기에 중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응진전은 전체적으로 보아 18세기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갖추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조선 중기의 특징을 포함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림사에서 가장 알려진 건축물은 바로 대적광전(↑)입니다. 대적광전은 보물 제833호로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셔 놓은 법당을 가리킵니다. 이 건물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전하며, 그 후 조선 인조 7년(1629)에 크게 중수 하였습니다. 철종 13년(1862)에 기림사에 큰불이 나서 경내 113칸의 건물과 동종이 모두 소실되었는데, 대적광전만은 화를 면하였습니다. 이 건물은 산사의 건물들이 주칸은 좁고 기둥은 높은 성향을 지닌 것과는 구별되어 결신한 구조와 장엄한 공간이 돋보이는 조선후기의 대표적 불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대적광전을 꼼꼼하게 보다보니 조금 놀라운 것을 발견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건물 곳곳에 녹슨 못이 박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고건축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긴 하지만 우리 전통의 건축방식이 맞춤방식이고 맞춤이라 아니라 현재의 건축에서 쓰는 못을 사용하면 건물이 상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녹슨 못이 박혀있는 곳곳에서 갈라짐이 일어나고 있기도 했고, 꼭 녹슨 못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건축물의 관리가 굉장히 소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국가에서 보물으로 지정한 문화재인데 관리가 이정도 뿐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속에 계속 남았습니다. 특히 입장료가 다른 사찰에 비해서 비싸다는 점이 떠오르면서 기분까지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것이 아닌가 하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몇년전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에 불이나기 전까지 제법 비싼 입장료를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낙산사가 화마에 휩쓸리고 한창 복구를 진행할 때 낙산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것은 지역주민들과 전국의 이름모를 성금 기부자들 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은후에 낙산사는 더이상 입장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종교시설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문화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떄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오랜된 우리의 전통건축물을 보수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돈이 든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전국의 많은 사찰들에서 받고 있는 입장료에 대해서 별말없이 그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단편적으로 기림사 대적광전의 모습만 보고 있노라면 정말 입장료가 너무너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기림사에는 다른 사찰에는 잘 없는게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천수관음보살상 입니다. 천수관음보살상의 모습을 자세하게 담고 싶었지만 사진촬영금지라는 표시를 보고 멀리서 건물만 사진속에 살짝 남겼습니다. 여기서 천수관음보살상은 많은 손을 가졌다는 뜻으로 딱 천개의 손을 가졌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굉장히 많은 손으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호기심이 발동하여 손의 개수를 세어보니 6~700여개 정도가 되는것 같았습니다. 









 대적광전의 형편없는 관리상태를 보고 안좋아진 기분은 위 사진속에 보이는 넓은공간과 그 가운데 멋지게 자리잡고 있는 나무 한그루를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여유와 낭만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잘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분명히 기분좋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느낌을 사진속에 담아보려고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었는데 생각보다 눈으로 보고 느꼈던 그런 감정을 사진으로 그대로 느끼기란 쉽지 않구나 하는 것만 느끼고 말았습니다. 아직 사진내공이 턱없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요.

손가락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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