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나눔이라는 것을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처음 실천해본 경험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 초등학교 4학년때였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나눔이나 기부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않던 시절으로 연말이나 특별한일이 있을때 초ㆍ중ㆍ고등학나 기업이나 여러단체에서 돈을 모아서 방송국에 가져다 주는 정도가 대부분 이었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은 성금을 학교에서 성금을 내라고 하면 그냥 부모님께 돈을 받아다가 일정금액을 내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 당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반강제적인 성금모금이 싫었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몇몇과 강제가 아닌 자의적으로 성금을 내는 사람들을 찾아서 성금을 모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박스를 이용해서 모금함을 만들고 그냥 길거리로 나갔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모슴이 별로되지 않았고, 오기가 발동해서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가정집을 하나하나 방문하면서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을 모금했다. 그러자 귀찮아서 였는지 어린아이들이 돌아다니는것이 기특해 보였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성금을 넣어주었고 제법 많은 돈을 모금할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10만원정도의 금액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지금의 10만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큰 금액이었다.
그런데 성금모금 후에 문제가 발생했다. 모금 후 다음날 친구들과 방송국에 가기로 했던날 학교에서 학급명의로 성금을 방송국에 내야하는데 위에서 너무 급하게 지시가 내려와서 길거리에서 성금모금한 사실을 알고 계신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가 모아둔 돈을 학급명의로 내고 따로 학급에서 돈을 모아서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초등학교에서 단체 모금을 하면 보통 한명당 500원에서 천원정도를 내고 있었으니 길거리에서 모은돈과 금액에서 많은 차이가 날뿐만 아니라 성금을 낸 사람은 따로 있는데 다른 명의로 한다는 것은 어린마음에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참동안이나 선생님께 언성을 높히며 싸우기 까지 했지만 초등학생이 선생님을 이길 수 없어 결국 수 많은 사람의 사랑이 담긴 성금은 어이없게도 한 초등학교의 학급이름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난 그 당시의 충격으로 나눔이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비평준화 지역이라 대학입시만큼 치열한 고등학교 입시를 치뤄야 했기에 한동안 나눔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나눔이라는 두 글자를 잊고 살아오다가 2003년에 한비야의 강연을 듣고 구호단체에 정기후원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8년째 다양한 명목으로 후원을 하고 있지만 정말 나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2009년 블로그를 시작하고 제법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그때 까지만해도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블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블로그를 통해서 얻게 되는것에 생기기 시작하고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과연 내가 이런 혜택을 어떻게 누리게 되었나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조금씩 받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간간히 블로그에 월드비젼이나 유니세프의 캠페인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후원이 필요한 아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뭔가 2%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최근에는 굿네이버스의 좋은 이웃블로거에 지원해서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통한 재능기부를 통해서 나눔을 실천할려고 하고 있다.
20년전 경험부터 현재의 이야기까지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한것은 나눔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을 최대한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꼭 물질적으로 돈이나 물품이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직ㆍ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되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시절 길거리로 나가서 직접 모금을 한것은 초등학생으로써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이용한것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가요? 꼭 물질적인 부분만 생각하지 마시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안에서 재능기부를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면 블로그를 통한 나눔도 충분히 좋을것 같습니다. 꼭 많은 활동을 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나눔 캠페인을 소개해준다던지 나눔과 관련된 여러가지 소식을 전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초 2010년 블로그 관련 시상식에서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많은 블로거 분들이 나눔에 대한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머리속에만 나눔을 가지고 계신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그래서 혹시나 블로그를 통해서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데 방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댓글이나 방명록으로 문의해 주시면 능력이 되는 범위안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눔이라는 것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능력 범위안에 있고, 작은 부분이라도 그것을 실천하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2010 다음 라이프 어워드 시상식 이후 뒷풀이에서 말만하면 힘이 되어주겠다고 했던 이웃 블로거 분들에게 나눔 행사 관련해서 조만간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