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참으로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었던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기지 않았고 이번에 큰 마음먹고 극장을 찾았고, 선택한 영화는 인터넷평점이 그럭저럭 괜찮았던 '최종병기 활'이었습니다. 활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그려냈을지가 궁금하기도 하였고, 박해일과 류승룡의 연기가 기대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 영화 최종병기 활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박해일과 류승룡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대립구도"
이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중의 하나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해일이라는 배우때문이였고,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나니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속에서 박해일과 청의 장수 류승룡이 만들어나가는 대립구도는 정말 절묘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보가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키는 박해일이 조금더 크긴 하지만 박해일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면 류승룡은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것 같은 냉정함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활이라는 무기를 잘 다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활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형태가 완전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발시킵니다. 여기서 더욱 재미를 더하는것은 처음에는 너무나 달랐던 두 사람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이상하게 닮아가는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런점은 잘 짜여진 구성때문일수도 있겠지만 두사람이 연기력으로 만들어낸 절묘한 대립구도라 할 수 있을것입니다.
"강렬하지만 아쉬운 영화"
이 영화를 보고나서 든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한것이 제목에 적어둔 그대로 입니다. 그 중에서 강렬하지만 아쉽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보면 처음에 활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었을때 활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얼마나 잘 그려낼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활을 이용한 액션이나 활의 움직임은 기가막힐정도로 잘 표현해서 속도감있고 강렬한 액션을 보여주었지만, 뭔가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고, 그것은 바로 활에 대한 소개가 너무 약했던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활은 단지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정도였을뿐입니다. 물론 런타임이 한정되어 있는 영화의 특성을 고려해볼때 활을 이용한 액션과 활에 대한 자세한 소개라는 두마리 토기를 잡을수는 없었겠지만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혹시 액션이 조금 줄더라도 우리의 활이 가지고 있는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과학을 끄집어 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예전에 신기전이라는 영화가 신기전이라는 무기속에 숨겨진 과학을 너무깊게 끄집어내다가 영화가 가진 흥미로움을 사라지게 했던것을 생각하면 최종병기 활의 선택이 흥행을 위해서는 올바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