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시간 극장을 찾아서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도가니를 보고 왔습니다. 첨에 이 영화를 선택했던것은 그냥 별 생각없이 압도적으로 평점이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보고 극장을 나올때 쯤에는 오랜만에 정말 좋은 영화 한편을 봤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감히 2011년 최고의 영화라고 할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확신합니다. 사람마다 영화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입장에 다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영화 도가니가 부정한 사회를 향해서 강렬한 메세지를 던진 부분만큼은 이 영화를 본 모두가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리라 생각합니다.
"화가나고 울화통이 터지는 사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도가니"
극단적으로 말해서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바람직한 이성을 가진 사람이 영화 도가니를 본다면 분명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에 대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 죄 값을 받지 않는 가해자들의 모습과 그 가해자들을 사회에서 떵떵거리며 살아가도록 나두는 모습에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영화 도가니는 2005년에 밝혀진 광주 인화학교의 사건을 책으로 집필했던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굉장히 슬픈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영화의 소재가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5년여동안 학교장을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폭행과 학대를 일삼았지만 사건의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채 가해자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일부 가해자들은 교직에 복직되어 교사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사건을 일어났던 광주 인화학교는 아직도 버젓이 학교를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또다른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수가 급감하자 학교이름을 세탁하고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까지 받기 위해서 신청을 했다가 승인되지 않자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듯 영화 도가니는 간략한 설명만 들어도 화가나고 울화통이 터질것 같은 내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공지영의 도가니보다 더 강렬하게 사람들에게 정의를 향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정해진 결말에 반전도 없지만 영화를 소름돋게 만든건 아이들의 연기"
어떤 사람들은 도가니를 영화를 만들때 이슈를 끌만한 내용을 가지고 돈이나 좀 벌어보자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것이 아니냐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가 얼마나 성공하기 힘든지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화를 영화로 만든다는것은 어느정도 결말도 정해져있고 관객들을 놀라게할만한 반전도 만들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고 내용이 밋밋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영화 도가니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날 정도로 완벽한 아역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시종일관 영화를 120% 몰입해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 아이들이 성폭행 당하고 학대당하는 것이라서 이점을 어떻게 그려냈을지가 굉장히 궁금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그런 파렴치한 사건을 재현시켜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기우에 불과했고 양화속에 등장하는 아역배우들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분노하게 만듭니다. 이 부분은 그 내용이 워낙 민감해서 이 글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영화 도가니를 직접 본다면 아이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어른들의 너무나도 파렴치한 범죄를 연기하게 만들어서 너무나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