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지난 2월 21일 새벽 4시가 가까워오는 시간 여자 피겨스케이이팅 싱글 프리경기에 마지막으로 나선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국민들의 기대만큼이나 완벽한 연기를 펼쳤고, 금메달을 확정짓는 심사위원의 점수발표만 남겨놓고 있었다. 그런데 발표된 점수는 김연아 선수에게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안겨주었다. 순간 무엇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쇼트프로그램부터 제기되온 홈어드밴티지 문제가 생각났다. 그런데 문득 혹시나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경기영상을 다시 한번 봤고, 이것은 내 생각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홈어드밴티지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번 2014 소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결과는 '심판들의 승부조작'인 것이다.
스포츠의 세계에는 어떤 종목에나 홈 어드밴티지가 존재한다. 홈 어드밴티지는 홈 & 어웨이 방식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구기종목은 말할것도 없고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평소에 연습할 수 있는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홈 어드밴티지는 스포츠의 한 부분으로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가능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예를들어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거나 평소 연습의 효과로 좀 더 좋은 기록이 가능하다. 그래서 객관적이로 일관성있게 적용되야할 채점 기준 자체가 틀어져버린 불공정 심사의 하나인 이번 소치에서의 사건을 홈 어드밴티지가 아닌 불공정 심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 ISU에 재심사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이 진행중인 change.org
현재 change.org라는 사이트에서는 이번 2014 소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의 재심을 요구하는 청원 서명이 진행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최초에 서명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한국사람이 아니라 캐나다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청원은 경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올라왔는데 비단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4년 2월 22일 오후 기준으로 서명인원은 19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단순히 우리나라 사람들만 참여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결과이며 역시나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서명에 참석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서명이후 최근 서명인원을 보면 우리 국민들도 많이 있지만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청원서명 사이트 : 여기 클릭!!클릭!!
▲ 2014년 2월 21일 지면판 뉴욕타임즈
미국의 유력 언론인 뉴욕타임즈 지면판은 2014년 2월 21일 1면 메인에 소치 프리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결과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뉴욕타임즈는 메인 기사에서 "raised questions about the scoring"이라고 했는데, 직역해보면 "점수에 질문을 던진다"로 피겨스케이팅 전문가도 이번 경기결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는 내용이다. 뉴욕타임즈는 1면과 함께 뒤에 여러 면을 할애하며 이번 결과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으며, 채점기준이 무너졌음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세부내용에 대한 소개는 생략한다.
다음으로 이야기할 것은 뉴욕타임즈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선수들의 점프에 대한 분석그래프 이다. 그래프에서 파란색은 이상 없이 잘했음을 나타내고 회색은 평균적인 수준임을 빨간색은 실수가 있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래프의 위에서부터 적혀있는 악셀, 러츠, 플립, 룹, 살코, 토르는 점프의 난이도 순서로 위에 있는 것이 제일 어려운 점프라고 생각하면 된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먼저 김연아는 모든 점프에서 조금의 실수도 없이 클린연기를 했음을 알 수 있고, 소트니코바는 트리플 플립에서 시작하는 3회 연속 점프에서 실수를 했음을 알 수 있다. 난이도 면에서도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만 연기한 트리플 악셀을 제외하고 가장 어려운 러츠를 2회 시도했으며, 소트니코바는 플립을 2회 시도 했다. 이 그래프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점프에서 소트니코바다 더 많은 가산점을 받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프리 스케이팅 상위 6명의 점프를 분석한 그래프
▲ 독일 ARD의 설문조사
이번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 획득과 관련하여 국내에서만 난리라면 그냥 우리의 욕심이구나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나고 나서 해외 각국의 언론은 하나같이 이번 점수 채점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들이 관련 기사를 통해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정신을 이야기 하면서 공정성을 저해한 소치를 질타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피겨계를 주름잡았던 카타니라 비트, 미셀 콴, 딕 버튼 등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몇몇 해외 유명 매체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가 사뭇 재미있다. 위 캡쳐화면은 독일의 ARD 홈페이지에 올라온 설문조사로 90%가 넘는 사람들이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이 잘못된 것이라고 투표하고 있고, 아래 캡쳐화면은 미국 ESPN의 설문조사로 역시나 90%가 넘는 사람들이 이번 소피 피겨 여자 싱글의 금메달은 김연아가 받았어야 한다고 투표하고 있다. 이는 지금 우리가 광분하는 것이 절대로 잘못되었거나 억지스러운 반응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 미국 ESPN의 설문조사
▲ 미국 NBC 투데이쇼 페이스북 설문조사
미국 NBC의 투데이쇼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번 결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2014년 2월 22일 오후 기준으로 80% 정도가 인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특히 투데이쇼에 출연한 미국 대표 그레이시 골드와 애슐리 와그너 역시 채점 과정이 불투명 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팬들이 이해할만한 결과를 위해서는 지금의 채점방식은 변경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아래 캡쳐화면은 투데이쇼 설문조사에 대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남긴 댓글이다. 댓글의 내용들을 읽어보면 김연아의 빼앗긴 금메달에 대한 분노가 점점 커지는 듯 하다.
아래 댓글들의 내요 중 한마디로 정리된 내용인 "The judging was terrible! Very poor and biased!"을 가져와서 의역해보면 "굉장히 나쁘고 공정하지 못한 끔찍한 결과다!"라고 적혀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당연히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더불어 미국 선수들의 점수도 러시아 선수들과 비교해 손해를 봤다는 내용도 제법 적혀있다.
▲ NBC 투데이쇼 페이스북 설문조사에 대한 댓글 반응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이번 경기결과에 대해 ISU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치러졌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지만 ISU가 말하는 것을 보면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대한체육회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직접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하는데 확인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열받아 하는 것은 단순히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2연패를 못했다거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그 어느 대회보다 공정하게 진행되여할 올림픽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 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이후 경쟁국인 한국, 미국 심판과 비교적 공정한 심사가 가능한 영국, 스웨덴 심판이 제외되었다는 점, 프리 스케이팅 심판에 과거 승부조작으로 자격정지를 받았던 우크라이나 심판과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의 부인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점 등은 반드시 그 진실을 밝혀야할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은 소트니코바가 금메달 획득이후 러시이 삼판과 진한 포응을 했고, 핀란드 출신의 테크니털 패널인 바라노바 올가는 경기 이후 러시아 피겨연맹 관계자들과 포응을 하며 결과를 즐겼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는 단순한 확인 요청이나 이의 제기로 이번 사건을 끝내서는 안되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IOC 제소 등 강력한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