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기준 미래창조과학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3600만명을 넘어섰다. 소비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동통신사의 정책에 의해서 LTE 가입자는 2012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서 2년만에 2천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더 생겼다. 그래서 이동통신 가입자의 변화를 통해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모습을 살펴본다.
※ 이 표는 미래창조과학부의 통계자료 중 필요한 내용을 재구성 한 것임
※ LGU+에서 제공중인 CDMA는 3G와 비슷한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기술적으로 2G로 분류
※ WCDMA에서 진화된 형태인 HSDPA, HSUPA, HSPA+ 등은 WCDMA에 포함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수 있는 부분 이동통신사들의 2014년도 연간실적 발표에서도 드러났지만, ARPU(Average Revenu per User, 가입자당 평균매출)가 증가하면서 수익구조가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위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 가입자 중 평균적으로 요금제 가격이 더 비싼 LTE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2G에서 3G로, 3G에서 4G로 급격하게 서비스를 옮겨가고자 하는 것 또한 ARPU의 증가를 이끌기 위해서다.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더 빨라졌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요금제를 손쉽게 올린다. 기존 서비스의 요금제를 인상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요금제는 최초에 책정하는 가격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서비스보다 가격이 비싼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이동통신 기술을 선도한다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거슬린다. 최신 스마트폰에 아직도 3G 요금제를 사용중인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엄청나게 빨라진 이동통신 서비스를 내는 요금만큼 100%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상당히 다양하게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서, 상위 1%에 속하는 헤비유저인데도 불구하고 3G 서비스로 실시간 영상시청, 모바일게임, 웹서핑, SNS 사용 등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 물론 더 빠른 이동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면 뭔가 좋은점이 있겠지만, 기본적인 기능 위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다음으로 단통법 이후인 2014년 10월 부터 3개월간의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거의 변동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단통법으로 소비자들의 심리가 다소 얼어붙은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단통법이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가 자유로운 경쟁을 했다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혜택을 보면서 더 공격적인 혜택을 주는 통신사가 점유율을 끌어 올렸을텐데,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다. 즉, 단통법으로 이동통신사들은 굉장히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울며겨자먹는 심정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아마도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점유율의 변화가 거의 없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번째로 이동통신사에게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와이브로 가입자를 보면 전체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는 하고 있지만, 80~90만명 수준은 몇 년째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와이브로는 SKT는 서울등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고, KT는 84개 시와 주요 관광지, 고속도로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와이브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비싼 스마트폰 요금제를 최소로 낮추고, 데이터를 값싸게 사용하는 알뜰족이나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야외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쓰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노트북 등을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2개의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중인데,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서비스 품질면에서도 꽤나 괜찮은 편이다. 최근에는 와이브로 음영지역을 극복하기 위해서 LTE를 묶은 하이브리드 에그도 등장했는데, 가입자수의 변화를 보니 생각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 이것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가입할 때 요금제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를 함께 판매하는 이동통신사에 주도권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4G 기술인 LTE가 여전히 진회중인 가운데 5G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다소 특이하게 기술이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이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기술적으로 구현되지도 않은 개념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단계에서 사용해야할 기술용어 들을 앞 세대의 서비스에 마구 같다 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뭔가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니 얼른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기 위함인데, 말장난으로 기술을 속이는 마케팅 행태는 이동통신 시장의 불편한 진실이다. 2015년에도 역시 이동통신사들이 또 어떤 단어를 가져와서 소비자들은 현혹시킬지 씁쓸하게 지켜봐야만 할텐데,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