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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법 시행 9개월, 긍정적인 변화는 없는가?

Review./Mobile Issue

by 멀티라이프 2015. 6. 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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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5월 28일 제정되고 10일 1일 시행된 단말기유통법이 어느덧 9개월이 지나 10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시행전부터 워낙 많은 논란을 몰고 왔었고 지금도 여전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필자는 단말기유통법(이하 단통법 지칭)이 시행되기 전부터 꽤나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그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지난 1년여 동안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단통법을 비판하는 글을 수 차례 작성했다. 그런데 단통법을 비판하면서 '소비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변화가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많이 부족하지만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봤다.

 

 

 필자가 단통법 시행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한 데이터중심요금제(또는 데이터선택요금제)에 기인한다. 이동통신 3사는 유무선 통화를 거의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기존 요금제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 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단통법의 시행으로 보조금(공시지원금)으로는 더 이상 경쟁이 불가능해지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존보다 좀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데이터 중심요금제가 도입된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단통법의 시행으로 경쟁을 위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용자들의 휴대폰 사용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무료 음성통화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주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동통신 3사는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데이터 중심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필자 역시 데이터 중심요금제가 도입된 이후에 사용중인 회선 중 보조로 사용중인 SKT 회선을 LTE 34에서 band 데이터36으로 변경하였다. 아무래도 비슷한 가격이라면 더 많은 데이터가 주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요금제임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중심요금제로 변경하고 있는 가운데, 생각보다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필자가 주변 지인들에게 데이터중심요금제에 대해서 알려주자 그제서야 요금제를 변경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이런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도입된 배경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요인 이외에도 미래창조과학부가 단통법 이후 이동통신사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한 점도 조금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당초 미래부는 데이터중심요금제를 2017년 정도까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된 듯 하다.

 

 그러나 단통법 이후 이런 긍정적인 변화도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다소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전체적으로 요금제를 인하한 것은 맞지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의 시작구간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꽤나 아쉬운 부분이다.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 시작 가격변화를 보면 SKT는 61,000원에서 1,100원 할인된 59,900원으로 KT는 61,000원에서 59,000원으로 변경되었고, LGU+는 62,000원에서 59,000원으로 인하되었다. 이는 최저 1,100원에서 최대 2천원 수준으로 과거 기본요금 할인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자 딱 천원 내리고 생색냈던 모습과 다소 흡사하다. 물론 많지는 않지만 휴대폰을 음성, 문자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3~4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체감할 수 있을만큼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요금제 모두가 지금보다 적어도 10,000원 정도는 할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9개월이 지났고 조금 있으면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단통법은 단말기 유통시장의 완전히 분리와는 거리가 멀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시장경제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아버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단통법을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법이 이미 시행된 상태라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변화는 분명히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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