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SK텔레콤 전용으로 TG앤컴퍼니의 스마트폰 루나(LUNA) 출시를 발표 했다. TG앤컴퍼니는 N스크린 디바이스, 빅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인데, 루나는 이 회사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 애플의 하청업체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이 만든제품을 OEM 방식으로 유통만 시켰다고 보는 것이 맞다. 폭스콘은 얼마전부터 대기업들의 하청을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를 넘어서 자신들의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그 중에 하나를 SKT가 TG앤컴퍼니를 통해서 유통시키는 것이다.
SKT는 루나(LUNA)에 대해서 지금껏 본 적 없던 새로움이라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루나는 약 한달전에 폭스콘이 인도와 중국시장을 겨냥해서 자체생산한 스마트폰 Infocus M812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에 새로운 브랜딩을 입혀서 중저가형 대만 스마트폰을 들여오는 시도 자체는 굉장히 새롭다고 말할 수도 있다. 과거 일부 업체에서 OEM방식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여온 적이 있긴 하지만 이동통신사와 같은 대기업에서 나서서 국내로 도입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완전한 새로운 스마트폰이 아니라서 다소 아쉽긴 하지만 최근에 출시된 대만산 중저가형 스마트폰을 들여온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낼만 하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은 Infocus M812의 경우 인도에서 19,999루피로 원화로 35만6천원정도인데, 루나의 국내 출시가격은 44만 9천원이라는 것이다. 프리미엄폰의 경우 10만원 가량의 가격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중저가형의 경우 몇 만원 차이도 상당한 갭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정책이다.
루나를 보면 얼핏 아이폰이 생각나기도 하고 HTC의 향기가 아주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외형적으로 뭔가 여기저기서 본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리고 출시하면서 모델과 함께 내세우는 모습도 이상하게 닮은 느낌이다. 뭐~ 요즘 스마트폰 출시에 항상 여성모델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 폭스콘의 Infocus M812 전면
마음 같아서는 당장 루나의 외형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그럴 형편은 안되고 이미 출시된 Infocus M812를 촬영한 사진을 몇 컷 들고 왔다. 아마도 위에 스마트폰 루나의 모습을 보고 M812를 보면 그냥 똑같은 제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세부사양에서 조금 차이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하드웨어 스펙도 동일하다. AP는 스냅드래곤 801(2.5GHz 쿼드코어), RAM은 3GB, 저장공간은 16GB, 전면카메라는 F1.8 800만화소, 후면카메라는 F2.0 1,300만화소, 배터리는 일체형 2,900mAh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5.5인치 FHD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동일하다. 일부 NFC 탑재나 OS버전 등은 상이할 수 있다.
▲ 폭스콘의 Infocus M812 후면
▲ 폭스콘의 Infocus M812 좌우측면
▲ 폭스콘의 Infocus M812 상하단면
보급형 시장을 타겟으로 SKT에서 단독 출시된 루나(LUNA)가 9월 4일 출시전 3일동안 얼마나 많은 예약을 기록할지는 모르겠다. 분명히 전세데이긴 하지만 고급형에 들어가는 스냅드래곤 800시리지를 탑재한 부분이나 상당히 밝은 카메라를 탑재한 부분에서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A/S문제 OS업데이트와 같은 사후지원 분야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왜 같은 제품에 이름만 다르게 브랜딩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더 비싸게 판매되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루나가 외국에서와 비슷한 수준인 30만원대 중후반 가격으로 출시 되었다면 보급형시장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의 일부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제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스펙을 생각해보면 44만 9천원이라는 가격대가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외국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부분과 외산폰을 들여오면서 새것처럼 마케팅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