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에 이사온지 9개월 정도가 되었다. 임실이 행정구역상 군이긴 하지만 인구가 3만명을 겨우 넘겨서 굉장히 한적한 동네다. 그래서 맛집이라고 할만한 음식점도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도 될 것 같은 음식점 하나를 발견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임실군청 근처에 있는 삼오소바라는 곳이다. 메뉴가 단출해서 소바와 콩국수만 판매하는데, 소바나 콩국수의 맛이 제법 괜찮다. 음식맛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별로일지도 모르겠지만 대체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음식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게 주인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가게이름을 삼오소바라고 이름 붙인 것은 임실군에 35사단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담으로 35사단을 읽는 방식이 출신지역에 따라서 다소 다른데 전라도 출신들은 35를 삼오라고 읽고 다른 지역 출신들은 삽십오라고 읽곤한다.
삼오소바의 기본 반찬은 위와 같이 조촐한데, 면류의 특성상 다양한 반찬이 필요하진 않은 듯 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곳을 두번 찾아갔는데, 첫 번째는 비빔소바와 만두를 주문했다. 일단 만두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 뭐라 설명할만한 것이 없고, 비빔소바는 꽤나 맛이 괜찮았다. 이 집은 소바도 그렇고 콩국수도 모두 메밀면을 사용하는데 면이 적당하게 쫄깃쫄깃해서 마음에 들었다.
비빔소바는 면도 중요하지만 비빔장도 중요한데, 삼오소바의 비빔장은 너무 맵지도 너무 달지도 않아서 먹기 참 좋다. 그리고 35가지 재료를 넣어서 만들었다는 육수를 함께 주는데, 이 육수를 기호에 맞게 적당량을 넣어서 비벼주면 그 맛이 더 좋아진다.
두 번째 삼오소바를 찾아가서 주문한 음식은 콩국수다. 콩국수 자체가 여름 계절음식으로 각광받는데 그것은 시원한 콩국물이 더위를 식혀주기 때문이다. 삼오소바는 콩국수에 시원한 얼음가루와 콩가루를 함께 얹어준다. 기본적으로 콩국물 자체가 비율이 잘 맞아서 콩비린내가 하나도 없는데, 얹어주는 콩가루와 얼음가루도 그 비율이 딱 맞아서 원래 콩국물의 맛을 전혀 변화시키지 않는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집은 메밀면을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메밀면을 사용하는 콩국수를 먹어본 것은 처음인데 메밀면도 충분히 콩국수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콩국수와 비빔소바를 먹었는데, 사장님이 친절하게 콩국물이 모자랄지 모른다며 한 그릇 주셨다. 나는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어보기도 했고, 설탕을 넣어 먹어보기도 했다. 소금을 넣은 콩국물과 설탕을 넣은 콩국물모두 맛이 괜찮았다. 기본적으로 콩국물의 맛이 좋아서 그런지 간은 맞추는게 소금인지 설탕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임실에 살면서 여기저기 음식점을 다니면서 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음식점을 잘 소개하지 않는 편인데, 삼오소바는 충분히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임실에서 뭐를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삼오소바를 찾아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