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와 폴란드 여행을 다녀와서 첫 번째로 전하는 여행기는 프라하 천문시계탑이다. 구시가지에 자리잡고 있는 천문시계탑은 프라하를 다녀간 여행자라면 반드시 구경하고 가는 명물 중에 명물이다. 이 천문시계는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되었는데, 오래된 역사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1410년에 만들어진 이후 아직까지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여전히 작동하는 천문시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수 많은 여행자들이 꼭 찾는 장소인듯하다.
천문시계탑은 과거 시청사로 위 사진에서 보듯이 사용되었던 건물의 남쪽 벽에 설치되어 있는데, 단순하게 시간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달의 움직임 등 천문의 정보까지 표시해주시에 더욱 가치가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천문시계가 만들어지고 다른 곳에 이와 같은 멋진 천문시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왕이 시계장인의 눈을 멀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프라하 천문시계는 정시가 되면 또 한번 장관을 연출하는데, 시간을 알려주면서 시계 옆에 있는 조각상들이 움직인다. 혹시나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까봐 나 역시 정시가 되기를 기다려서 영상으로 그 모습을 담았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백탑의 도시라 불리는 프라하에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장소가 다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천문시계가 있는 구 시청사 건물의 천문시계탑은 그 위치가 중앙이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천문시계탑 전망대에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ㆍ아래 사진속에 보이는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차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권한다. 사진으로 봐도 그 높이가 느껴지지만 걸어서 올라가면 다리가 풀릴 것만 같다.
체코 프라하는 날씨가 제법 변덕스러운 곳인데, 내가 프라하 시내여행을 시작할 때만해도 흐리던 날씨가 마법처럼 전망대에 오르기전 파란 하늘을 허락했다. 그래서 프라하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체코는 붉은 지붕이 참 많이 있는것이 특징이다.
프라하를 백탑의 도시라 부르는 것은 그만큼 성당이 많다는 의미일텐데, 여기저기 솟아있는 첨탑들이 눈이 보인다. 천문시계탑 전망대에는 멀리 있는 건축물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다지 이용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풍경을 느끼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천문시계탑 전망대는 네 모서리가 조금 튀어나와 있는데, 위 사진이 한쪽 모서리에서 몸을 내밀어서 다른 모서리 부분을 촬영한 것이다. 사실 나는 겁이 많은 편이어서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약간의 울렁증이 생기는데, 아름다운 프라하의 모습에 취해서 잠깐 취해서 저 사진을 찍었나보다.
저 멀리 현재 체코 대통령이 살고 있는 프라하성이 보였는데, 이 방향으로는 구름이 많이 끼어서 더 멋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체코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진속에 가득한 붉은 지붕들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하루 이틀 지나다보니 금방 익숙해졌다.
위 사진속에 솟아 있는 탑은 프라하에서 천문 시계탑과 쌍벽을 이루는 전망대인 화약탑이다. 화약탑 전망대에 올라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저 곳에 올라본 한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내가 천문시계탑에 올라서 느꼈던 감정과 상당히 비슷한 것 같다.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천문시계탑 전망대가 올 봄 이후로 폐쇄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프라하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화약탑 전망대에 올라야 할 것 같다.
함께 떠났던 아내 역시 아름다운 프라하를 내려다보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고, 프라하로 여행을 온 한국의 노부부도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천문시계만 보고 전망대에는 올라가지 않는데, 조금 더 시간을 만들어서 꼭 전망대에 올라가보기를 권한다. 사실 입장료가 있다보니 천문시계탑 전망대에 올라가기 전에 약간의 고민을 했었는데, 올라가보면 비용 따위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 위에 올라가봐야지만 프라하를 내려다보며 느끼는 야릇한 자유로움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