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너무 다양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어야 할 지 항상 고민되는 제주도는 여행자들의 천국같은 곳이다. 몇 번을 찾아가도 갈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제주도를 한번도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다녀온 사람은 찾가기 쉽지 않다. 필자는 처가가 제주도에 있어서 자주 가는 편인데, 최근에는 서귀포에서 보통의 여행자들과는 조금 다른 코스를 다녀왔다. 개인 취향에 따라 모두가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다녀온 서귀포 1일 여행코스를 정리한다. 참고로 위 지도를 보면 여행코스가 어떻게 되는지 이해가 될 것이고, 포인트간 이동시간은 굉장히 짧다.
▲ 안덕계곡
1. 안덕계곡
서귀포 안덕면에 자리잡고 있는 안덕계곡은 예전에 드라마 '구가의 서'를 촬영하기도 했던 곳으로,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일주서로에 바로 붙어있어서, 이런 곳에 무슨 재대로 된 계곡이 있을까라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막상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하면 그저 '와~!'하는 감탄사만 내뱉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계곡이 워낙 깊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고 흐르는 물이 워낙 시원해서 무더운 여름에 트래킹을 하기에 딱 맞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참고로 몸이 조금 불편하다면 5~10분 정도만 걸어서 계곡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와도 되고, 몸이 튼튼하다면 1~2시간 충분하게 트래킹을해도 충분히 좋을 것이다.
▲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했던 그 자리
▲ 안덕계곡
▲ 빌레왓 산방산버거 세트
2. 빌레왓 (점심식사)
안덕계곡을 한바퀴 돌고오면 슬슬 배가 고플 것이다. 계곡에서 나와서 필자가 찾아간 곳은 근처에 있는 빌레왓이다. 여행자도 많이 찾아가지만 제주도민들이 더 많이 찾아가는 빌레왓은 산방산을 닮은 특이한 버거를 비롯해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데, 음식맛이 상당히 좋다. 특히 화덕에 구워서 나오는 산방산버거와 산방산블랙버거는 모양도 특이하지만 맛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충분한 식사를 원한다면 세트메뉴를 주문해서 푸짐하게 나오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되고, 소식가라면 생각보다 큰 햄버거를 단품으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빌레왓 산방산블랙버거
▲ 빌레왓 산방선버거세트에 같이 나오는 푸짐한 샐러드
▲ 군산오름 주차장에서 본 산방산
3. 군산오름(굴메오름)
제주도에 있는 수많은 오름들이 좋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듣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차가 정상 바로 아래까지 간다면 저질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부담없이 갈 수 있는데, 군산오름이 바로 그렇게 갈 수 있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에 군산오름을 찍고 가면 주차장까지 바로 갈 수 있고, 정상까지는 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단, 주차장에서 오름 정상까지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상당히 급하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는 생각보다 많은 땀이 흐를 것이다.
▲ 군산오름 일본군이 만든 진지동굴 입구
군산오름의 가장 큰 매력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산방산과 바다를 한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 포인트는 아픈 역사의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산오름에는 일본이 일본군의 대피 및 군수품을 숨기기 위해 만든 대피소와 저장고가 그대로 남아 있다. 아픈 역사일수록 계속 되새기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해야하는데, 군산오름은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고 역사공부도 할 수 있는 멋진 장소다.
▲ 군산오름 정상에서 본 산방산
4. 감귤창고
아마도 군산오름을 구경하고나면 온몸이 땀으로 가득할 것이고 시원한 음료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이 때 찾아갈 만한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감귤창고다. 감귤창고는 서광리에 자리잡고 있는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후원으로 쓰지 않는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다. 카페 운영을 마을공동체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고, 마을 안에 있다보니 다른 카페들보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휴식을 하기에 참 좋다. 그리고 감귤창고에서만 맛볼수 있는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데, 감귤크런치와 귤꿀가래떡구이다. 감귤크런치는 말린 귤을 크런치로 만들어서 카푸치노 위에 얹어주는 것이고, 뀰꿀가래떡 구이는 잘 가운 가래떡 위에 귤꿀을 듬뿍 뿌려준다.
▲ 감귤크런치
▲ 귤꿀가래떡구이
5. 곶자왈 도립공원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고나면 아마도 오후 3시 정도가 되었을 것이고, 여전히 더운 시간이다. 이 때 가볼만한 곳이 시원한 그늘이 있는 곶자왈 도립공원이다. 제주도에는 곶자왈숲이 여기저기 있는데, 입장료는 내야하는 곳 중에 가장 저렴한 천원이면 들어갈 수 있다. 숲이 워낙 크다보니 하계기준으로 오후 4시까지 입장이 가능하고 6시까지는 빠져나와야 한다. 그래서 감귤창고에서 시간을 적당히 보면서 이동해야 하는데, 넉넉하게 2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다.
곶자와 도립공원에 대한 평가는 방문자마다 호불호가 굉장히 심하다. 볼거리가 없다는 사람도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숲속을 걷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데, 사실 곶자왈 도립공원이 뭔가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원한 그늘속에서 원시림과 같은 숲속을 천천히 걸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래 사진속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엄청난 규모의 곶자왈숲을 그대로 내려다볼 수 있는데, 그 풍경이 상당히 이색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산이 아닌 곳에 이렇게 엄청난 숲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곶자왈 도립공원 전망대
▲ 곶자왈 도립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곶자왈 도립공원은 굉장히 넓어서 모든 코스를 다 돌기에는 시간도 조금 부족하고 다소 힘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코스를 정해서 걸으면 되는데, 딱~ 전망대까지만 다녀오는 코스는 넉넉하게 1시간정도 잡으면 된다. 곶자왈 도립공원까지 구경하고 나면 저녁먹을 시간이 다가올 것이고, 숙소로 이동해서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거나 공항으로 이동해서 밤 비행기를 타면 된다. 오늘 소개한 서귀포 1일 여행코스는 제주도의 더 깊은 자연을 만나볼 수 있는 포인트를 묶었다. 필자가 7월초에 직접 다녀온 코스이기도 한데, 아직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그냥 따라가도 충분히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