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하이엔드 카메라 RX100 시리즈의 여섯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전체적으로 기존 RX100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스펙을 어느 정도 상향시켰는데, 흥미로운 것은 전작들과는 조금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소니가 출시하는 카메라를 보면 이상하게 하나의 접점으로 모여들게 해서, 라인업 구분을 조금은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RX100M6은 하이엔트 카메라답게 굉장히 콤팩트한 크기를 자랑한다. 어느 순간부터 소니 카메라가 보여주는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기 때문에 이 제품 역시 기본적인 화질은 충분히 괜찮을 것이다. RX100 시리즈는 여행용 또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는 DSLR 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서브 카메라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용도로 사람들이 찾을 것 같은데, 24-200mm(F2.8-4.5) 렌즈를 탑재해서 활용도를 더 높혔다. 렌즈 밝기가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F2.8고정으로 만들거나 F1.7-F2.8정도로 세팅하려면 가격이 올라가는 문제도 있지만 팀킬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니의 노이즈처리 성능이 우수해서 ISO가 높아져서 사진의 화질이 괜찮아서 전작보다 밝기를 조리개값을 조금 포기하고 화각을 더 넓게 선택한 것을 바람직하가도 생각한다.
▲ 줌을 최대로 당겼을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 모습
카메라를 평가할 때 센서크기가 상당히 중요한데 RX100M6는 1인치 센서를 사용한다. 하이엔드 카메라에서 1인치 센서를 넣으면 가격이 많이 올라가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데, 확실하게 사진의 화질은 보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니 제품은 아니지만 1인치 센서가 탑재된 파나소닉 LX100을 서브 카메라로 사용해보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 RX100M6에 탑재된 이미지센서와 프로세싱 엔진
RX100M6가 매력적인 것은 다른 최신 모델에 사용된 기술을 상당부분 가져와서 적용했다는 것인데 반응속도 0.03초를 자랑하는 AF가 가능하고, 315포인트 위상차 AF로 커버하는 영역이 상당히 넓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가장자리 쪽에서는 커버하지 못하긴 하지만 하이엔드에서 이정도면 거의 최상급 수준이라고 할만하다. 다른 제조사의 모델을 보면 미러리스나 DSLR 제품 중에 커버영역이 50%도 안되는 제품도 존재한다. 참고로 패스트 하이브리드 AF는 위상차와 콘트라스트 검출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소니 카메라는 영상촬영에서도 상당히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RX100M6역시 S-Log3, HLG3를 모두 지원한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은 영상촬영 성능을 강조하면서 외장마이크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영상촬영용으로 A7M3나 A6500 등을 판매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다른 모델들이 대부분 외장마이크를 지원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아쉽다. 그리고 배터리가 기존 RX100M5에서 사용하던 NP-BX1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도 단점이다. RX100M5도 그렇고 이전에도 배터리는 언제나 사용자들의 불만이었다. 미러리스에서는 알파9을 시작으로 A7RM3, A7M3까지 개선된 배터리를 통해 상당히 오랜시간 사용이 가능하게 해줬는데, Rx100M6는 이번에도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전작들에서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보통 200장을 넘기면 많이 찍었다고 하고 영상을 1시간 촬영하기가 힘들었다. 뭐~ 사용자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겠지만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은 것은 팩트다.
고속연사는 보통 고급 라인업 제품에 주로 포함되는데 RX100M6는 조건에 따라서 최대 24연사가 가능하다. AF커버영역이 충분하기 때문에 고속연사를 해도 초점이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하이엔드 모델에서 24연사는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참고로 이 제품보다 한단계 상위기종인 RX10M4도 동일하게 초당 24연사를 지원한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터치 AF 및 터치 촬영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터치 촬영에 익숙해져서 터치촬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RX100M6를 꽤나 좋아할 것 같다.
RX100M6는 기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완전히 깨버렸다. 600mm 슈퍼줌을 지원하는 RX10과 비교하면 약해보이긴 하지만 충분히 강력한 200m 줌을 지원하고, 센서크기나 AF포인트, 고속연사 등 매력적인 기능을 가득 담았다. 이정도 되면 시장에 나온 하이엔드 카메라 중에는 최상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문제는 가격이다. 해외에서 1199달러(약 128만원)에 사전예약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제품의 가격차이를 생각해보면 140~150만원 정도에 나올 것 같다. 이정도면 사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메인카메라 정도에 투자할만한 가격이라서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을 것 같다. 배터리만 개선되서 나왔다면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이나 평소에 일상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들에게 메인카메라로도 충분히 어필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