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 주말을 이용해서 제주도를 잠깐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다녀온 거의 모든곳은 소개를 했는데, 유독 평화박물관은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날것만 같아서 그냥 하드의 구석에 놓아두고 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말이 필요없는 역사의 현장을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보고자 평화 박물관을 소개해 봅니다. 평화 박물관은 완전히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곳입니다.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을 국가도 아니고 관련단체도 아닌 개인이 만들었다는데서 놀라움과 함께 화가 났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도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픈역사의 흔적을 보존하고 널리알려 산 역사교육장의 역할을 하는 장소를 개인의 힘으로 힘겹게 만들었는데 지원하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더군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국사룰 선택과목으로 바꿔버리는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이 제주도 평화박물관에도 영향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박물관은 만든 이영근 관장은 관광버스 기사였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이성찬 씨는 평소 늘 가족들에게 일본군의 잔혹상을 낱낱이 얘기하며 이 진상이 세상에 꼭 알려져야 한다고 했습니다.(이성찬 씨는 이곳의 진지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렸던 분입니다.) 이영근씨는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드리기고 다짐하고 생활비를 아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아버지가 증언하는 강제노력의 현장인 가마오름의 땅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부지를 확보한다음, 2002년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04년 3월 29일 1차완공에 이르렀습니다. 땅굴진지를 재현해 놓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군수품, 무기는 물론 당시 강제노역을 했거나 목격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관련 문서 사진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평화 박물관은 제주도 한경면 청수리 평화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조금 외진 곳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곳을 방문하기 전까지 이런 박물관이 제주도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이곳이 더욱 찾기 힘든것은 제주도에서 안내간판을 달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정부지원 하나 없는것도 서러운데 이정표까지 못달게 한다닌니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평화박물관은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간판도 못달고, 지원금 하나 없다니 안타깝네요. 개인적은 이윤을 추구하거나 특정의 무엇을 홍보하는 곳도 아닌 오로지 역사를 알리기 위한 곳인데 너무한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래서인지 저도모르게 비슷한 말을 계속 적고 있는듯 하네요.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을 재 촬영해서 편집한 사진입니다.
비석에 새겨진 것처럼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섬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평화박물관에서는 일본이 만들어놓은 지하요새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의 패전이 분병해질 무렵, 연합군이 일본 본토를 공격하는 거점으로 제주도를 이용할 것이라는 정보에 의해, 일본은 제주도 곳곳에 수십개의 지하요새를 만들고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됩니다. 평화박물관이 있는 곳의 지하요새에 붙여진 이름은 '제주 가마오름 일제 동굴진지'입니다. 일본군은 가마오름 지하에서 정상부까지 거미줄처럼 동굴식 갱도를 뚫어 놓았습니다. 마치 미로처럼 되어 있어서 입구와 출구를 가려내기 힘들정도 입니다. 이 군사시설에는 일본군 제111사단 예하 제244연대 본부 및 주력부대, 포병부대, 전차부대 등이 배치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확인되는 지하갱도의 길이는 1.2Km에 달하며, 높이는 1.8~2m 정도, 너비는 90~130cm정도입니다. 현재 가마오름 동쪽의 지하갱도(길이 300m)를 역사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일본군 군사유적 가운데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합니다.
평화박물관에는 단순하게 지하요새만을 보는것이 아니라 전시관도 마련되어서 지하요새를 한눈에 볼수도 있고 당시 사용되었던 물건들도 볼 수 있습니다.
강당에서는 방문객들에게 긴 하얀색의 강목에 하고싶은 말을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적어두었더군요.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자신들의 잘못을 많이 반성하고 간다고 합니다.
저도 한쪽 구석에 적어 두었습니다. '잊어서는 안될 역사, 평생을 간직하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