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은 선물걱정과 나들이걱정에 머리가 아프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날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부모님께 선물도 받고, 야외로 나들이를 나갈수도 있음은 물론 학교나 학원에 가지 않고 마음껏 쉴 수 있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설마 어린이날까지 집안에 붙잡아두고 뭔가를 시킨다거나 과외교육을 시키는 독한(?) 부모들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제(4일) 충격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몇글자 적어본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방정환재단은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5,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유니세프가 2006년에 연구한 자료와 비교분석한 '2010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와 국제비교'라는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삶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설문대상 중 53.9%로 OECD 26개 국가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94.2%)와는 40%가 넘는 차이를 보였고, OECD평균인 84.8%와도 약 30%정도의 차이를 보여 한국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심각할 정도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건강, 소속감의 부재, 외로움 등을 뽑았다. 이번 연구는 '삶 만족도'와 '학교생활 만족', '주관적 행복'등 6가지 부문을 합산해 점수로 나타낸 '주관전 행복지수'를 계산했는데 한국은 65.1점으로 역시나 비교대상(OECD국가)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과연 무엇이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삶에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었는가? 어린이날이라고 선물하나 사주고 야외로 나들이 한번 나간다고 우리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가 증가할까? 이 문제는 우리가 그냥 통계자료 보듯이 쉽게 지나칠 문제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어린이들과 청소년이 있는 부모들은 물론이요, 모든 사람들이 심각하게 한번 생각해볼 문제인 것이다. 입시 위주의 사회, 어릴적부터 각종 스펙을 쌓아야지 성공할 가능성이 많아지는 사회적 특성상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아이들이 삶에 만족하도록 할 수는 없겠지만 어른들(부모들)이 그래도 조금씩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많은 학원과 입시에 지치고, 각종 스펙 쌓기에 녹초가 되어가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주면 될까 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몇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때론 아이들이 원하는 학원을 보내자!"
아니 무슨! 학원에 지친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라는 말은 하느냐 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학원도 본인이 원해서 가는것인지 강제적으로 가는것인지에 따라서 분명 즐거움의 차이가 많이 다를 것이다. 어릴적 한번에 2개의 학원을 다녀본적이 없는 난 항상 1개의 학원을 다니거나 학원을 다니지 않았었는데, 개인적으로 취미가 있었던 서예와 그림학원을 즐겁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누가 강제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글쓰는것이 즐겁고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았서 학원가는 시간이 항상 기다려지곤 했었다. 요즘의 아이들도 분명 자신이 좋아해서 입시나 스펙쌓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지라도 다니고 싶은 학원이 1~2곳 정도는 있을지도 모른다.
※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글을 적는 사람의 나이가 아직 20대임을 가만하면 그 당시에도 수많은 학원을 다니는 것이 보통의 일이었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자연속으로 떠나자!"
많은 사람들이 도시속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우리의 아이들도 바쁜 일상을 보내다보니 대학을 갈때까지 도심속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도심속에서만 살아가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생각해보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자연속으로 떠나보는것이 좋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잠시나마 마음은 편안해 질것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입시와 여러가지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어린이날과 같은 특별한 날에만 어디론가 나들이 갈 생각을 하지말고 평소에도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보자. 물론 맞벌이하는 경우가 많고 꿀맛같은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가는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세월이 지났을때 종종 나가는 나들이가 아이들에게는 큰 재산이 될것이다. 어릴적 우리집은 참으로 많은 곳을 다녔었다. 중ㆍ고등학교 역사(사회)시간에 나오는 문화재나 지역중에 안가본적이 없을정도 였으니 참으로 부모님의 열정이 대단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적전국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구경한것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었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을 사진과 글이 아닌 직접 두 눈으로 본것은 나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교육이었던 것이다.
"박물관, 미술관,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떠나자!"
항상 책과 씨름하는 아이들에게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보여주는 세상은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요즘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예전과 달리 단순하게 전시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먹고 즐기면서 휴식까지 취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런 장소로 아이들을 이끈다면 아이들은 학업에 지친 몸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도 있고, 덤으로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누릴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주변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없다면 각종 체험이 마련된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가보는것도 좋다. 특히 전국에서 열리는 여러가지 축제현장에는 우리의 전통문화나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서 많은 돈을벌고 자신이 원하는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았을때 정말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이 어떤것이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달에 한번 자연속으로 나들이가고, 아이가 원하는 학원에 보내주고, 집 근처 박물관 미술관 등을 가는 것들이 그 시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엇인가를 하는것보다는 분명 더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딱히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아마 우리들도 어렴풋이 그것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는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 성공한 삶이라는 것에 대한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삶이 성공한 삶이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아이들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부족하지만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