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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날들 중 하루로 전락하고 있는 어버이날

일상다반사/개인적인 생각

by 멀티라이프 2010. 5.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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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우리들이 가장 소중한 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수많은 날들 중 하나로 쉽게 지나쳐버리는 어버이 날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달력에는 참 많은 날들이 적혀져 있다. 5월만 봐도 1일 근로자의날 부터,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날, 17일 성년의날, 21일 부부의날(석가탄신일), 31일 바다의날 까지 잘 알고 있는 날부터 알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날까지 다양하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런 날들 중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많은 사람들이 어버이날이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모님께 충분히 감사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은 하면서도 어버이날은 어쩔 수 없이 수많은 날들 중 하루로 전락해 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어린이날은 공휴일이라서 어린이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다할 수 있고, 근로자의 날에는 많은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휴일을 지정해 휴식을 취한다. 또한 스승의 날에는 단축수업을 하거나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버이날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어버이날은 공휴일도 아니고 회사나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휴일을 지정해서 쉰다거나 하지 않는 그냥 날중의 날일 뿐이다. 그렇다 보니 혹시 부모님이 멀리 떨어져서 살고 계시다면 안부전화 한통화정도 하는것이 고작일 것이다. 조금더 신경쓰고 챙기는 사람이라면 선물이나 꽃등을 택배나 배달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드릴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으로 2010년의 어버이날은 토요일이다보니 예년이 비해서는 부모님을 찾아뵙거나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어버이날이 평일이라면? 바쁜 일상에 쫓겨 그냥 평범한 날이 되고 말지도 모른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 국회의원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정확히 누가 어떻게 진행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두손 들어 환영할 일인것은 분명하다. 어린이날은 꼭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어린들이 부모들과 함께 살아가기에 평소에도 충분히 챙겨줄 수 있다. 하지만 어버이날은 (성인 기준으로) 대부분의 자식들이 직장을 찾아서 또는 학교를 찾아서 따로 살고 있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특별히 공휴일이나 쉬는날이 아니고서는 어버이날을 챙기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들은 부모님께도 평소에 신경쓰면 되는거지 꼭 무슨 날이라고 신경쓰고 챙기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의 입장에서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을 챙기는 것과 따로 살면서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같지 않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성인이 되기전 부모님이 우리에게 신경써주신만큼을 넘어서 10배 100배 우리가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야함은 당연한 도리이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기에 어버이날이라도 마음편하게 부모님을 찾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오랜만에 같이 식사도 하는 그런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  

 이런 글을 끄적이면서도 정작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찾아뵙지 않아 부끄럽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석가탄신일 연휴에 오랜만에 집을 찾아가서 가족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몇년만에 가족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여 오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번더 전화하고 시간이 조금이라도 날때 한번 더 찾아갈 수 있는 아들이 되기를 마음먹으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이 행복한 어버이날 하루를 보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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