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느날 저녁 영화 한편 볼 생각에 극장을 찾았다. 특별히 무엇을 보겠다고 정하고 간것은 아니고 그냥 시간이 맞는것을 보자는 생각이었고 도착한 시간에 딱 맞는 영화가 바로 "필립모리스" 였다. 출연만하면 최소한 본전은 한다는 코미디 영화의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짐캐리와 매력적인 배우 이완맥그리거가 출연하기에 괜찮겠다 싶어서 필립모리스를 보게되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보니 오랜만에 영화가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나도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줄거리는.. (다음 영화 참고) 전미를 발칵~뒤집은 초대형 리얼 사기극! 자상한 남편이자, 좋은 아빠, 성실한 경찰이었던 스티븐 러셀(짐 캐리).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다 살아난 그는 갖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럭셔리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바로 돈! 결국 스티븐은 천재적인 두뇌로 보험사기, 카드사기, 식품사기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결국 감옥에 들어간다.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를 만나게 되고, 이번엔 그와 함께 하기 위해 7전8기 탈옥사기에 도전하는데...
짐캐리 사상 최악의 코미디 영화 아마 이 영화가 코미디가 아닌 동성애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면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존인물 스티븐 러셀이 만들어낸 전대미문의 기상천외한 탈옥기와 사기극을 바탕으로 했기에 충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였지만 그것을 영화속에서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것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분명히 기발하다. 하지만 탈옥과 사기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너무 스케치식으로 간결하게 표현했을뿐 아니라 에피소드들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정도의 웃음만 만들어줄뿐 코미디 영화에게 바라는 웃음은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게다가 에피소드와 에피소드 사이에는 스티븐 러셀(짐 캐리)과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의 진한 동성애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인지 드라마나 멜로영화인지 장르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만약 감동적인 동성애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스티븐과 필립의 사랑이야기는 분명 감동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다른 장르였다면 두 사람사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가 코미디 영화이기에 한번 크게 웃어보자는데에 있었고 그런 부분을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한채 당황스럽게도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마음속에 자리잡게 한 것이다. 만약에 탈옥과 사기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가 아니고 동성애를 주로하고 탈옥사기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배경으로 사용해서 코미디라는 장르가 아닌 드라마와 같은 장르로 만들었다면 장르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않았을까...
역시 짐캐리, 완소남 이완 맥그리거 웃음이 부족한 코미디영화이고 동성애가 예상보다 더 부각되면서 장르에 대한 혼란을 가지고 오긴 했지만 두 주연배우의 모습은 너무나 완벽했다. 짐캐리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상황에 맞게 잘 소화해 냈으며 천역던스러운 사기꾼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이완맥그리거는 부드러운 완소남의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극장을 찾은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두 배우의 모습이 이렇게 완벽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났을때 '참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사기에피소드와 동성애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거나 다른 장르의 영화로 만들어 냈다면 두 배우의 완벽한 모습이 빛을 발했을텐데 말이다.
혹시 큰 웃음을 바라고 필립모리스를 봐야겠다가 마음먹는분이 계시다면 과감하게 보지말것을 권하며, 코미디 보다는 짐캐리와 이완맥그리거의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보기로 마음먹었다면 극장을 찾아보시라고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