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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다시하지 않게 만든 한 할아버지의 죽음

일상다반사/개인적인 생각

by 멀티라이프 2010. 7.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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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전 티비에서 바다낚시에 대한 방송을 잠시 보게 되었고, 문득 몇년전의 일이 떠올라 몇글자 적어볼려고 합니다. 이 일은 제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하던 낚시를 다시는 하지 않게 만든 일이기도 하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 사진출처 : 연합뉴스 > - 본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3년전 어느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바다낚시를 떠났어요."
 3년전 무더운 여름날 주말을 맞이하여 나른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사무실 식구들과 방파제로 바다낚시를 나가기로 했습니다. 3년전쯤엔 제가 강원도 양양에서 살고 있어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시간을 때우러 낚시를 하러 가곤 했습니다. 낚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잘 하지도 못했지만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기에 낚시광들 이었던 사무실 식구들을 잘 따라 다니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도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강원도 OO항구의 방파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작은 항구이지만 그곳의 이미지를 고려해 실 지명은 적지 않겠습니다.) 한쪽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오전내내 즐겁기 낚시대를 던지며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몇마리 되지 않았지만 잡은 고기로 회를 떠먹기도 하고 미리 준비해둔 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오후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피곤했던 저는 마침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던 방파제끝의 등대 아래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열심히 낚시를 계속 했습니다.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사라진 한 할아버지..." 
 오전에 조용하던 방파제는 오후가 되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다바람을 쇠로 구경을 왔고 한 할아버지도 구경을왔는지 슬리퍼를 신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시면서 바람을 쇠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낚시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구경하고 싶었던 것인지 일명 삼발이로 불리는 테트라포트위를 성큼 성큼 다니시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거기에서 생기고 말았습니다. 제 눈앞에서 이리저리 다니시던 할아버지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쾅!" 하는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아버지가 발이 미끄러져서 테트라포트 사이로 떨어지셨는데, 그 깊이가 족히 5m는 되어 보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주변의 놀란 사람들은 모두 모여들었고, 일행중 한명이 긴급히 119에 신고를 하였고 우리는 할아버지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일단 피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었고 할아버지의 신음소리가 들려와 할아버지가 생존해 계심을 알고 우리는 혹시나 할아버지가 의식을 잃으실까봐 부단히도 말을 걸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작은 어촌마을의 방파제 끝이였기에 구급대가 도착하는데 20여분 정도가 걸렸고,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장비를 동원해 할아버지를 위로 끌어 올렸습니다. 모두의 노력덕분 이었는지 할아버지는 구급대에 구출되어 실려갈때까지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급차에 실리면서 멍하게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는 눈도 보았습니다. 


"하늘나라로 간 한 할아버지 기억에, 낚시대를 다시 잡을 수 없어..."
 한 할아버지가 그렇게 실려가고 우리는 기분이 찜찜해서 철수하기로 하고 현장에 함께있었던 경찰관에게 혹시 다른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불과 2시간정도가 지났을까 전화가 왔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운명을 하셔서 실족사에 대한 증인 진술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비록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눈앞에서 잘 걸어다니시던 분이 저 세상으로 가셨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찰소에 가서 할아버지의 사인을 들어보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뇌속이 완전 엉망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즉, 떨어질때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겉은 멀쩡했지만 속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었다고 하더군요. 그 일이 있고 저는 단 한번도 낚시대를 잡아본적이 없습니다. 꼭 바다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이상하게 낚시대만 보면 그때의 그 할아버지가 떠올라서 지금도 낚시를 할수가 없습니다.

"테트라포트의 위험성을 알고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제가 이야기를 꺼낸것은 문득 그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던 것도 있지만 테트라포트에 대한 위험성과 방파제에 설치되지 않은 안전장치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방파제에 위험한 테트라포트로 가지 못하게 막는 펜스만 있었더라면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 테트라포트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접근하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평소에 그곳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테트라포트가 있는 곳을 가면 그 위를 뛰어다니며 놀기 바쁘지요. 낚시가 너무 좋아서 테트라포트 위를 지나가야 한다면 반드시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되도록이면 테트라포트 위를 지나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3년전 어늘날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한 할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모두가 테트라포트의 위험성을 알고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래 봅니다.

손가락ㆍ별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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