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8월 7일)에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이전개관 5주년 기념 열린콘서트를 취재도 하고 구경도 하기위해서 중앙박물관을 찾았습니다. 공연시작은 저녁 7시부터 였지만 점심도 먹고 차도 한잔 마시고 8월 5일에 새롭게 선을 보인 조선실도 보기 위해서 조금 이른 오후3시 정도에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공연이 시작되기 4시간전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가운데 이벤트 당첨자를 위한 지정좌석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자리가 가득차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2AM과 비스트를 보러 온 여학생들 이었는데 몇몇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조금이라도 더 앞에 앉기 위해서 아침일찍부터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림잡아 시간을 계산해봐도 10시간이상을 기다리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래사진은 오후3시경의 모습입니다.
"아이돌 그룹이 그냥좋아서 기다린다는 여학생들" 제일 앞줄에 있는 중학생정도 되어보이는 여학생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20여분 등장하는 아이돌그룹을 보기 위해서 오랜시간 기다리는 이유를 물어보니, 여학생은 그냥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가수이기 때문에 실제로 보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TV나 인터넷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보다보면 꼭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면 더 잘생겼을 꺼라는 생각과 함께 무대위에서 부르는 노래가 자신에게 불러준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습니다. 정리해보면 여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영상이나 사진이 아닌 실제모습이 더 잘생겼을꺼라는 기대감에 직접 보기를 원하고, 가수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자신들에게 불러준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에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는 여학생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비스트가 무대위에 올랐을때입니다. 비스트가 9시가 조금넘어서 등장했으니까 조금 일찍 자리를 잡은 학생들은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린 학생들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나다. 그런 기나긴 기다림 때문이었을까요? 비스트가 등장하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어린 학생들은 정말 온힘을 다해서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따라하며 어떤 학생들은 눈물을 주루룩 흘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서 모든 열정을 쏟아낼 수 있다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쏟아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라는 대상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타겟을 옮겨서 생각해보면 한번이라도 무엇인가에 자신의 열정을 폭발시켜본 사람이라면 나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때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해할 수 없어도 존중이 필요한 아이돌 추종문화" 사실 나이가 어느정도 있으신분들이나 아이돌 1세대 이전의 가수들을 보고 자라오신 분들은 조금 심하다 싶을정도로 아이돌 가수들을 추종하는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100%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문화의 흐름으로 보라보곤 합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린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에게 자신의 열정을 120% 쏟아낼 수 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큰 재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학업에 너무 소흘하거나 반드시 해야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되면 안되겠지요. 쉽지 않겠지만 이해할 수 없어도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 줄 필요는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