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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춰라

Review./Concert, Music.

by 멀티라이프 2011. 1.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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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전 참으로 오랜만에 신명나는 공연 한편을 봤습니다. 그 공연은 댄스 뮤지컬이라고 불리는 "사랑하면 춤을춰라"였는데, 눈물나게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것도 아니고 배꼽 빠지게 웃긴 요소가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즐거워지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면 춤을춰라(이하 "사춤"으로 호칭)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넌버벌 공연중의 하나로 공연 대부분이 제목에서도 예상되듯이 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춤은 준, 선, 빈이라는 3인의 탄생부터 7세, 15세, 19세 등 성장기 에피소드와 서로에 관계에 관한 서사로 탄생, 성장, 사랑에 관한 모든 감정을 언어가 아닌 춤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공감할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에 힙합, 째즈, 현대무용, 브레이크댄스, 팝댄스 등을 유쾌하게 배합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공연은 유료관객의 60%정도가 외국인들로 찰만큼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 대사가 아닌 몸짓과 소리, 즉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비언어 퍼포먼스로 대사가 없기 때문에 언어장벽이 없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 199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장르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넌버벌 퍼포먼스로는 난타, 점프, 사춤 등이 있습니다.



☆ 사랑하면 춤을춰라의 구성
현대무용, 째즈, 힙합 등 장르별로 춤꾼들을 선보이는 'Overture'
흥겨운 랩, 독무와 군무가 조화를 이루는 타이틀 '사랑하면 춤을춰라'
남년의 사랑예감과 커플댄스가 돋보이는 '연인'
생명과 탄생을 유쾌한 영상과 동작으로 표현한 '몸속의 생명들'
랜턴이 날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만들며 정확한 큐타임으로 승부하는 '렌턴춤'
솜소리조차 낼 수 없을만큼 객석을 긴장하고 몰입하게 하는 '관능의 유혹' (아래 동영상)
힘과 멋이 잔뜩 들어가 객석에서 자신도 모르게 팔을 휘젓게 만드는 '영웅'
탄성을 자아내는 기교와 개인기의 퍼레이드이자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경연' (아래 동영상)
갈등의 해소 이후 절도있게 움직이는 락킹과 군무의 결정체인 'Let's dance'





 사랑하면 춤을춰라와 같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성공한 넌버벌 퍼포먼스를 볼때마다 드는 가장 큰 생각은 과연 이런 공연들이 얼마나 한국적인 모습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난타도 그렇고 점프도 그렇고 이번에 관람한 사춤도 단순하게 바라보면 이 공연이 대한민국에서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점은 배우가 한국사람이라는것 뿐입니다. 어쩌면 한국적인 것을 넌버벌 퍼포먼스만으로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적인 것들을 공연에 포함한 많은 작품들이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사춤도 모든 부분이 서양의 것들을 가지고 온 것이기에 공연을 보는 동안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공연의 후반부를 바라보면서 사춤이라는 공연을 만들어낸 연출자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전통의상을 연상시키는 입고 나와 춤을추기도 하고, 상무를 연상시키는 댄스를 보여주시도 하며 생뚱맞게 징소리가 음악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댄스 뮤지컬 사춤을 보고 있으면 춤이라는것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춤을 한번에 볼 수 있어 좋고, 배우들의 춤실력이 최고이기에 그 즐거움이 2배가 됩니다. 2004년 사춤이 시작된 이후에 사춤을 통해서 배출된 수많은 배우들은 어디에 가더라도 춤에서만큼은 최고로 대우받고 있다고하니 배우들의 실력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춤을 보고있으면 짧지않은 85분이라는 런타임이 전혀 지겹지 않으며 굉장히 유쾌하고 신이납니다. 특히 중간중간에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포함시켜 두어서 단순하게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아래 동영상은 네트워크 성능이 좋다면 720P(HD)로 감상하시길 바랍닙다.



솜소리조차 낼 수 없을만큼 객석을 긴장하고 몰입하게 하는 '관능의 유혹'(↑)



탄성을 자아내는 기교와 개인기의 퍼레이드이자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경연'(↑)



공연 끝난 후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출연배우들



 출연배우들이 많았기에 그 중에서 4명의 배우들과 짧은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우들은 많이 우울하신 분들이 많이 와서 공연을 보고 돌아갈때에 어깨를 들썩거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공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습니다. 길지않은 시간동안 배우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느길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이 정말 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춤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춤을 시작해서 때로는 길거리에서 때로는 지하철에서 춤을 연습하며 지금의 무대에 서게된 이야기와 1300여회가 넘는 공연에서 변함없이 사춤의 배우로써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면 춤을춰라의 최광일 연출 인터뷰

 공연을 보기 전에 사춤의 최광일 연출자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질의응답식이 아니라 편의상 줄글로 표현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아래의 내용은 인터뷰 내용으로 편의상 경어를 생략하겠습니다.
1. 사춤의 구성원들은 그 이력이 매우 독특하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춤의 장르가 굉장히 다양한데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배우들, 어릴적부터 길거리에서 춤을 춘 배우들, 쇼트트랙 대표선수하다가 인대를 다쳐서 배우가 된 친구, 가스공에서 비보이로 변신한 배우, 1300회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공연한 여자배우 등 정말 다양한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2. 사춤은 정규교육을 배운 배우들과 몸을 움직이는데만 승부를 걸었던 배우들이 함께 공연하면서 초창기에는 불협화음도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공연이 계속되면서 이런 부분이 사라져갔다. 공연을 보면 85분을 인간의 체력으로 버티기가 결고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공연 중에 잔부상이 굉장히 많고, 그럴 때면 관객들에게 그것을 숨기고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서 다른 배우들이 부상당한 배우를 커버하기 위해서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춤을 추기도한다.
3. 사춤은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전에 먼저 밖으로 나가서 떠나는 관객들을 배웅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지막까지도 관객들과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4. 사춤은 사진촬영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모든 관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공연계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것인데 어떻게 보면 기존의 공연에 대한 소심한 반항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5. 공연을 하는 배우들과 연출자에게 외국인들의 리액션이 국내에서보다 더 크게 전달된다. 해럴드에서는 사춤을 "동양의 이사람들은 우리가 책과 철학에서 공연의 소재를 찾고 있을 때 길거리와 축제에서 소재를 찾고 실제로 그것을 무대에 올린다."라고 평가했다. 외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보다 퍼포먼스 공연에 관대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대를 굉장히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창작공연에 대해서 이성적이다. 그래서 이성적이지 않고 단순한 사춤에 대해서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그 평이 더 좋다.

손가락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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