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조상들은 부와 권력을 은연중에 드러내기 위해서 쇳대를 이용하였다. 요즘은 자물쇠가 단순히 무엇인가를 잠그기 위해서 사용하는 정도이지만 옛날에는 대문에 걸린 걸쇠의 크기와 모양 등을보고 그 집의 부와 권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단 크기가 클수록 좋은것이었고, 같은 크기중에서도 그 모양이 다른집에 없는 것이거나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으면 좋은 것이었다. 그래서 쇳대와 걸쇠를 한곳에 모아두면 제법 많은 볼거리가 생기는데 대학로에 가면 쇳대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쇳대 박물관은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전시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쇳대를 하나하난 들여다보고 있으면 1~2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리는 곳이다. 물론 과거의 유물이나 생황상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10분도 걸리지 않는 장소가 될지도 모른다. ※ 문을 잠그는 자물쇠를 걸쇠라고 할 수 있고, 요즘 우리가 자물쇠로 생각하는 것이 쇳대이다.
쇳대박물관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고픙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다. 벽면에는 열쇠가 가득한 액자가 걸려있는데, 이를통해서 쇳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련 지식이 전혀 없던 사람들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곳에 전시된 쇳대는 굉장히 많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섬세한 문양에 새겨져 있고, 그 크기와 모양이 굉장히 다양하다. 이를 보고 있으면 요즘은 자물쇠라고 하면 그냥 단순하게 그 모양이 몇가지 생각나지 않는데 과거에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만큼 정말 다양한 쇳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한쪽에는 대문을 잠그기 위해서 사용하는 걸쇠가 전시되어 있는데 생선, 거북이 등의 모양인데 독특한 모양으로 보아서 대다한 집안의 걸쇠가 아니였을까 하는 혼자만의 짐작을 해본다. 또 한쪽에는 지금의 열쇠고리라고 볼 수 있는 노리개와 같은 물건도 전시되어 있었다. 요즘도 이쁜 열쇠고리를 가지기 위해서 고르고 또 고르기도하고 제법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데 옛날에도 그랬던것 같다.
쇳대 박물관이 좋은것은 우리 조상들의 다양한 쇳대와 걸쇠 등이 전시되어 있다는것이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나라의 쇳대나 관련 물건들을 전시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있으면 잠근다는 의미는 똑같지만 이를 표현하는 것은 참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나라의 쇳대와 우리 조상들의 쇳대들을 구경하다가 다소 놀라운 것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정조대 였는데 잠근다는(?) 의미가 일맥상통해서 전시해둔것 같았다. 지극히 유교적인 사고에 의해서 만들어져서 수많은 여성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정조대는 부정적인 의미의 잠근다는 의미와 함께 인간기 가지고 있는 불신의 끝이 아닐까 한다.
1시간 30분정도의 시간동안 구경한 쇳대 박물관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괜찮은 공간이었다. 잠근다는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기도했고,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 누군가는 상상하지 못할정도의 고통을 느끼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되었다. 혜화역에서 별로 멀지도 않고 관람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것도 아니니 대학로에 갈일이 있거나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한번정도는 방문한 가치가 충분한 박물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참고로 입장요금은 성인기준 5천원으로 약간 비싼감이 있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