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심장 뉴칼레도니아를 여행을 준비하면서 일정의 대부분을 공란으로 뒀던 나의 선택은 지금 생각해보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세우기가 귀찮기도 했지만, 그냥 지도와 표지판을 보고 발길이 이끄는 곳으로 가고자 했던 컨셉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 그래서 짧은 5박 7일간의 뉴칼레도니아 여행이었지만,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의 뉴칼레도니아를 만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소개하는 장소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꼈던 그런 곳이다.
뉴칼레도니아 여행 1일차를 시작하면서 파리노, 사라메라 등이 있는 중부지역으로 향했다. 중부지역에서 보고자 했던 것은 커피농장과 마크리트 다리 정도였다. 그런데 파리노에 위치한 커피농장을 찾아가는 길에 멋진 풍경을 맞이했다. 차가 오르막을 한참이나 오르고 오르니 뭔가 건물과 주차방이 보였고, 일단 차를 주차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발견한 건물에는 'Marie de Farino'라는 간판이 달려 있었는데, 프랑스어 사전을 찾아보니 Mairie가 시청, 구청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고, 프랑스에 사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넓게 관공서를 지칭한다고 했다. 파리노가 어느정도 규모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리노의 관공서로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센터에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에 주민들의 편지함이 단체로 있는 것으로 봐서 산속 깊숙히 떨어져 사는 주민들의 우편물이 여기까지만 배달되는 듯 했다.
내가 파리노 관공서를 찾는 날이 일요일 이어서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한 노부부가 한 쪽에 앉아서 맥주 한장을 즐기고 있었다. 대충 관공서 주변을 둘러보니 휴일이 아니라면 작은 카페도 있고, 바베큐를 먹을 수 있는 장소도 대여 해주는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좋은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전망대도 조성되어 있었다.
▲ 뉴칼레도니아 중부지역 일부분 지도
파리노 관공서에서 바라본 풍경을 실로 장관이었다. 오르막을 제법 많이 오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니 고지에 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세성에 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관공서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가진 관공서, 뉴칼레도니아 파리노'라고 붙여 봤다.
여기 저기에는 다양한 과일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고, 조금은 덜 익은 듯 한 열매들이 가득 했다.
가슴속에 시원해지는 풍경을 자랑하는 파리노 관공서가 위치한 곳이 제법 높지 않을까 해서 해발고도를 확인해보니 불과 257m 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거의 해발 0m에서 부터 차를 몰아 왔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높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파리노 관공서에서 바라본 풍경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하지 않을 것 같고, 사진들을 보다 보면 하늘색이 두 가지 인데 사진을 촬영한 카메라가 두 종류이다 보니 색감이 다르게 표현되었다. 참고로 하늘색으로 나온 사진은 캐논 DSLR이고 파란색으로 나온 사진은 LG G4이다.
위 사진은 공간파노라마로 촬영한 사진으로 사진을 작게 보여주다보니 뭔가 언발란스한 느낌이 아는데 그냥 이런 풍경이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요즘 다음카카오 서버용량이 모자라는지 원본크기 감상하기 기능이 적용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파리노 관공서는 높은 것에 위치하고 있어서 차로 상당한 길을 달려야 하는데, 길을 오르거나 내려가면서 멋진 풍경이 보이면 잠깐 차를 세우고 시간을 보내도 된다. 워낙 오고가는 차가 없을 뿐더러 잠시 주차를 하더라도 교행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리고 예상하겠지만 이곳은 렌트를 하지 않고는 올 수 없는 그런 장소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반갑다. 여기 저기 솟은 작은 봉우리에 바다 까지 한번에 보이는 풍경이 상당히 매력적인데, 잠깜 이나마 제주도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제주도의 풍경도 그만큼 충분히 아릅답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 사진은 공간파노라마 사진으로 크게 봐야 멋진데 보여 줄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대략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뉴칼레도니아 파리노 관공서는 차량을 렌트하지 않으면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고, 뉴칼레도니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찾아가는 장소도 아니다. 하지만 조금 여유를 가지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분명히 투자한 것 이상으로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