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10월초에 있었던 V10 발표회에서 올해 안에 모바일 결제시스템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언급했었고, 11월 19일 공식적으로 그 내용을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략적으로 그 내용을 예상해볼 수 있다.
LG는 이미 G페이라는 상표를 등록했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태블릿 브랜드 네임인 G를 포기하고 LG라는 네임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G라는 네임밸류가 기업 이름을 그대로 들고 나온 삼성페이 보다는 약하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G페이보다는 LG페이가 훨씬 LG의 모바일 결제시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에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LG전자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은 "주요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LG전자만의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LG는 가맹점에 있는 단말기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높히면서 편리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 했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방식이 틀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결제시스템을 위한 도구를 스마트폰으로 흡수해서 별도의 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맹점에서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고, 이는 생태계를 키우는데 제한사항으로 작용한다. 아마도 LG는 이점에 착안해서 가맹점에서 가지고 있는 장비하고 상관없이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고, 화이트카드 방식이 적용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화이트카드 방식은 단어 뜻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깨끗한 카드에 필요한 카드정보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IC칩, NFC, 마그네틱 등 단말기에 모두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마트폰에 LG페이 전용앱을 설치하고, 이 앱을 통해서 스마트폰과 화이트카드를 연결해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NFC칩을 이용해서 스마트폰과 화이트카드를 연결하게 되고,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제품중에 NFC칩을 탑재하고 있는 제품들은 모두 LG페이를 사용 할 수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LG페이에 대해서 LG에서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만 적용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LG V10이나 차기작으로 예상되는 LG G5정도로 제한해서 적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와 반대로 기존에 출시된 LG전자의 스마트폰뿐 아니라 타사의 스마트폰에도 앱만 설치하면 LG페이를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안드로이드 OS를 기본으로 하고 NFC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라면 사용에 제한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LG전자에서 이야기한 범용성이라는 부분을 충분히 충족하고도 남을 것이다.
다음으로 편리성과 보안성 측면에서 LG페이를 살펴보자. 먼저 보안성 측면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본다. 화이트카드에 들어가는 여러 종류의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가 가능하고, 혹시나 화이트카드를 분실하게 되더라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다면 꽤나 괜찮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와 비교해서 별도의 카드 하나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은 분명 편리성 측면에서 장점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여러 종류의 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화이트카드 하나만 들고 다니면 충분하기 때문에 편리성이 증대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평소에 카드를 한 종류에 국한해서 사용하는 경우 기본과 비교해서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고, 오히려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더 복잡하게 느낄 수 있다.
위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LG페이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서 여러 종류의 신용카드를 물리적인 화이트카드에 등록할 수 있으며, 가맹점에서 어떤 방식의 결제장비를 가지고 있는지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한 장이긴 하지만 별도의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라는 장점이 사라질 수 있는 단점을 가진다. 즉, 평소 다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용할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변경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겠지만, 분실우려가 없고 한 장의 카드만 들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점이 있다. 하지만 평소에 신용카드를 1~2장만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그다지 이점이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LG페이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범용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지원하는 특정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하지만, LG페이는 기종에 상관없이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담 하나를 보태자면 삼성페이는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LG페이는 LG스마트폰 판매량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