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창립해서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레고가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SNS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레고라이프(LEGO LIFE)라 이름 붙여진 이 SNS는 다른 여타의 SNS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아마 이 이야기를 접한 당신은 레고가 왜 SNS 서비스를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2017년 7월 10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던 '브릭토크 2017 :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레고 라이프' 기자 간담회에 참여한 후기를 정리해서 올린다.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에게는 작은 브릭 피규어를 하나씩 줬는데, 나중에 럭키드로우를 위한 것이었다. 필자와 럭키드로우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깨지지 않는 유리벽이 있기 때문에, 그냥 갖고 싶은 녀석을 하나 골랐다.
기자간담회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 앞에 꾸며둔 레고작품을 들여다 봤다. 어릴적 레고를 참 많이 가지고 놀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레고를 하나쯤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어른들도 레고를 수집하는 인구가 제법 된다고 하던데...
자리에 앉으니 본격적으로 기자간담회가 시작되었다.
지난 6월 레고코리아 대표로 선임된 마이클 에벤센 대표가 가장 먼저 발표를 했다. 에베센 대표는 직접 레고 브릭으로 닭을 만들어보라며 행사를 진행하는 여유를 부리며 레고가 만들어주는 창의성에 대해서 강조했고, 레고그룹이 가지고 있는 기업철학에 대해서도 짧고 명료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보통 이런저런 행사를 가보면 대표나 임원들은 인사만 하고 진행은 누군가 따로 하는데, 브릭토크 2017에서 보여준 레고코리아 에베센 대표의 행사 진행한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필자 역시 레고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로 레고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설명서가 필요 없고, 정답이 없는 놀이라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스스로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에 그 어떤 놀이보다 매력적이다. 사실 이날 행사는 이런 레고 본연의 모습을 소개하기 보다는 어린이들을 위한 SNS 레고 라이프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레고 라이프를 직접 소개한 이한나 차장은 레고라이프를 직접 사용해본 어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레고라이프가 가진 매력을 강조했다. 레고라이프는 평소 자신이 만든 레고 창작물을 또래와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SNS상에서 레고 브릭 6개를 활용해서 무엇이든 만들어볼 수 있고, 퀴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 레고 라이프(LEGO LIFE) 사용 모습
필자도 이날 행사에 참여하면서 바로 레고라이프를 설치해서 사용해봤는데, 레고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SNS를 만들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아이들의 신상정보 노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 별명부터 랜덤 생성을 통해 제공되고, 사진을 찍어서 업로드시에 바로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레고측의 승인이 있어야만 콘텐츠가 유통된다. 이를 통해서 레고는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유통될 수 있는 개인정보나 유해 콘텐츠가 공유되는 것을 차단한다.
▲ 레고 라이프(LEGO LIFE) 사용 모습
팔자는 컨텐츠 승인방식에 대해 의문이 들어서 'SNS에 올려서 바로 소통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심리와 사용성을 근거로 사람들이 덜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레고코리아 이한나 차장은 레고라이프가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가 안전한 콘텐츠 유통에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직접 걸러내는 과정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여기서 레고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용성이 떨어져도 어린이들을 위핸 안전한 SNS를 만들겠다는 점은 충분히 박수를 보낼만하다. 단지, 레고라이프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없으면 아무리 안정성을 갖췄다해도 의미가 없는 일이 될지 모르는데, 얼마나 많은 레고마니아들이 레고 라이프를 사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참고로 레고 라이프는 아이디 생성시에 아이들은 부모님의 이메일을 통한 인증을 한번 더 거쳐야 한다.
▲ 레고 라이프(LEGO LIFE) 사용 모습
▲ 브릭토크 2017 질의응답 시간
▲ 역시 럭키드로우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새로운 SNS 서비스는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컨셉으로 전혀 다른 타겟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인상적인 레고 라이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레고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2017년 하반기에 레고코리아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고 라이프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당연히 어른들도 사용이 가능하니, 레고마니아라면 한번쯤 접속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