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이런저런 뉴스를 보다보면 가끔씩 초등학교 치맛바람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반장이나 회장 선거 등에 학부모들의 거센 치맛바람이 큰 영향을 미친다거나 여러가지 상이 치맛바람에 의해서 좌우되곤 한다는 그런 소식들 입니다. 그런 내용을 보고 있으면 대략 15년전 쯤에 있었던 초등학교 졸업식이 생각나곤 합니다.
※ 위 사진은 본 내용과는 상관없는 평범한 초등학교 졸업식 사진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활발하게 했던 아람단(청소년 연맹) 활동"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시절 보이스카웃 이나 걸스카웃 또는 아람단과 같은 단체 활동을 하나씩을 하곤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보이스카웃을 지원했었지만 반에서 2명씩만 선발하면서 형에게 옷을 물려입을 수 있는 학생에게 우선권이 돌아가면서 차선책으로 한국청소녀연맹의 아람단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나름 욕심이 많았던 저는 4학녀 때부터 열심히 활동을 했고 5학년 때는 아람단 부단장을 6학년 때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아람단 단장을 맡아 임무를 수행했었고, 울산지역의 각 초등학교 아람단이 모두 모여서 캠핑을 하는 행사에서는 울산지역 전체 아람단의 임원직을 수행하기도 했었습니다.
"3년간의 활동결과 졸업식날 받기로 상을 받게 되었는데..." 꼭 상을 받기위해서 열심히 활동했던것은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활동한 결과 졸업식날에 단상에 올라서 한국청소년연맹에서 주는 총재상을 제가 받게 되었습니다. 좋아서 했던 활동에 졸업하면서 상까지 받게 되었으니 정말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식 전 몇차례의 예행연습에서도 당당하게 단상에 올라서 상을 받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졸업식 당일날에 벌어졌습니다.
"치맛바람에 내 졸업식 상장은 저멀리 날아가 버리고..." 즐거운 졸업식 날, 예행연습에서 수차례 연습했던 그대로 졸업식이 진행되었고 드디어 한국청소년연맹 총재상과 그 아래단계의 상 등 아람단 활동을 한 학생들에 대한 시상식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제 이름이 호명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호명이 끝날때까지 제 이름은 불러지지 않았고, 예행연습에서 한번도 단상에 오른적 없는 한 여학생이 총재상을 받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여학생은 바로 학교 학부모회의 회장직을 수행하는 한 어머니의 딸이였던 것이었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일인지 알길이 없는 저로써는 기분이 나쁘고 화가나지만 그냥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선생님한테 달려가서 따질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죠.
"시간이 흐린뒤 생각해보면 씁쓸했던 기억, 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얻은 일" 지금와서 치맛바람에 날아가버린 졸업식 상장을 생각하면 굉장히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어느 나이때보다 순수한 초등학교 졸업식 상이 학생의 노력이나 성과에 의한것이 아니라 치맛바람에 좌우되니 그런것을 보고자란 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지 하는 것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학교가 이런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치맛바람에 의해서 학생들에게 주는 상이 많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하니 참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당시 어린마음에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왜 학부모회 활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 커서 생각해보면 부모님께서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 저를 더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 6년의 꿈인 졸업식 단상위에서의 상은 날아갔지만 더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